쓴 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원본) 2014년 부처님 오신 날 행사용

똥하 2014. 4. 15. 14:47

 

극본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연출: 불이 강승원

 

 

                                           노래: 명창 박윤정

 

            

                                           배우: 상불사 불자

 

 

 

                                           안무: 세주 한소연

 

 

 

                                           무대감독: 건봉 강형관

 

 

                                           스텝: 상불사 불자 

 

 

 

 

                                           원작: 동하 신용교

 

 

             

 

 

                    

 

 

 

 

들어가는 글 ----------------------------

 

 

 

 

자! 오늘의 이야기는

바야흐로 기원전 6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늘나라 도솔천 내원궁에서

중생들이 고난에서 헤매고 있는 것을

내려다보시면서 가슴 아파하고 계시던

호명보살님께서

마침내 중생을 구제하고자

사바세계로 나투시기로 작정하셨다합니다.

 

인도의 카빌라 궁

정반왕의 왕비 마야부인께서는

흰 코끼리가 옆구리로 들어오는 것을

꿈 속에서 본 후 태기가 있어버려

드디어 기원전 624년 음력 4월 초파일에

룸비니 동산에서 싯달자 태자를 낳으셨습니다.

 

자! 그러니까 하늘의 호명보살님께서

싯달타 태자로 환생하셨다 이거지요

 

싯달타 태자는

태어난 지 7일 만에 (워메)

어머니 마야부인을 여의고

이모 마하파자파띠가 양육하게 되었답니다.

어린 아이의 미래를 점쳐보는 풍습에 따라

설산에서 내러온 아시타 선인은 태자를

온 세상을 지배할 전륜성왕이 아니면

온 세상을 구제할 부처님이 되실 거라고 예언하였다합니다.

 

태자는 어릴 때부터

심성이 깊고 활발하며 문무에 두루 능통하였다합니다.

그러다 사문유관,

즉 병들어 아파하는 사람과

늙어서 거동도 못하며 죽을 날을 기다리는 사람과

죽어서 거죽에 덮혀서 공동묘지로 향하는 사람을

동남서의 문 밖에서 목도하고

마지막으로 북문에서 초연한 모습으로 걸어가는 사문을 보고는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고통인 생노병사를

사문이 되어 해결해 보리라 결심했다고 합니다.

 

드디어

태자는 아들 라훌라가 태어나자

드디어 출가를 결심하고

화려한 성과 사랑하는 태자비 야쇼다라

그리고 갓 태어난 아들 라훌라를 두고

한 밤 중 드디어 성을 넘어 출가를 단행합니다.

그 때가 29살이었다 합니다.

 

태자는 당시 인도 최고의 선지식인

알라라 칼라마 선인과 웃다카 선인의 가르침을 받아

그들의 경지인 무소유처와 무상비비상처의 경지를 깨치고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스승이 없음을 확인하고

스스로 깨칠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설산에 들어가 고행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태자의 고행은 전무후무한 최고의 것으로

피골이 상접하고 생사의 경계를 왔다 갔다하는

뼈를 깍는 고통이었다고 경전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막을 엽니다.

2014년 신판 부처님의 생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1막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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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설산,

무대에는 보리수 나무 한 그루

나무 아래 피골이 상접한 태자가 서서 수건으로 몸을 닦고 있다.

 

태자)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독백)

내가 어리석었다.

이 몸을 괴롭힌다고 어찌 깨달음이 오겠는가?

나에게 붙혀진 ‘최고의 고행자’

그것은 ‘최고의 어리석은 자’라는 말이구나.

 

그래 떠나가라!

그동안 너희들이 지켜보았듯이

나는 이제까지 누구도 할 수 없는 최고의 고행을 했다.

그래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

부서지기 일보직전인 이 몸뚱아리!

그나마 이 몸뚱아리가 남아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몇 년을 씻지 않은 내 몸에서 나오는 땟물을 너희들도 보았지?

너희들은 내가 타락했다고 비난의 눈초리로 보았겠지만

난 나의 무명의 때를 벗는 느낌이었다.

 

그 때 만약 그 처녀가 공양을 바치지 않았다면

난 아직도 고행의 이름으로

바늘 침대 위에 잠을 자고

수염을 나뭇가지에 묶고 매달려 있지 않으면

물구나무를 서서 충열된 눈알로 핏빛의 세상을 보고 있겠지.

 

난 수자타란 처녀가 올리는 죽을

한 숟가락 받아먹는 순간 깨달았다.

고행으로는 깨달음을 얻을 수 없음을,

 

너희들도 깨닫기 바란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은 중도임을,

치우침이 없는 바른 길!

 

 

 

 

1막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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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 (보리수 아래 명상에 잠겨있다.)

 

(멀리서 닭울음소리가 들린다.)

 

태자) 눈을 뜬다. 멀리 여명의 하늘을 쳐다보며

 

(독백)

샛별이구나!

샛별이 저리 영롱한 줄 미처 몰랐구나.

저리 무명을 밝히고 있는 샛별!

어둠이 있어 샛별이 있고

샛별이 있어 어둠이 있음을

 

드디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구나

모두가 하나구나

하나 속에 모두가 있구나

 

(앞으로 나오며 앉아 있는 불자들을 발견하고)

 

하아! 기이하고도 기이하도다!

저 중생들이 이미 가슴에 불성을 가지고 있구나.

내가 그리도 찾아 헤매었던 불성을

저들은 이미 갖고 있구나.

 

희한하고도 희한하도다!

저들은 이미 부처이구나

내 6년 고행의 결과 발견한

내 속의 부처를

저들은 이미 가지고 있구나.

 

 

 

 

(주변을 돌아보며)

 

아! 이 삼라만상이

일호의 편차도, 일각의 착오도 없이

법대로 움직이고 있구나

그들 자체가 법이구나

 

(손을 들어 나뭇잎을 잡아 쳐다보면서)

 

아! 이 놀라운 질서!

이 얼마나 경이로운가?

이 자체가 하나의 우주로구나

 

(앞의 불자들을 가리키며)

 

그런데 저 어리석은 중생들이

내가 발견한 이 법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들 자신 속에 있는 부처를 볼 수 있을까!

 

(앞의 불자를 가리키며)

 

애고고! 불쌍해라.

몸은 부처인데

하는 짓은 어찌 저 모양인가

애고고! 저를 어쩌나

애고고 저를 어쩌나

 

어찌 자신을 보지 않고

자꾸만 남을 보는가

한 눈 만 돌리면

자신의 부처를 볼 수 있는데

애고고

그 기! 그 기!

아이구

안타깝구나

 

(돌아서서 자리에 와서 앉으며)

아! 슬프고도 슬프도다

천만의 보석을 가슴에 담고도

거지로 살고 있는 저 미련한 중생들

 

저 어리석은 중생들을

과연 교화할 수 있을까

쓸데없는 헛수고는 아닐까

 

한마음 깨치면 찬연한 부처인데

저 마음을 싸고 있는 돌덩이 같은 업장들

그들이 과연 업장을 깨부수고

번쩍이는 본성자리를 볼 수 있을까

어찌할꼬

어찌할꼬

 

 

 

 

 

 

 

 

 

 

 

 

 

 

 

 

 

 

 

 

 

1장 3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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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범천왕이 등장한다.)

 

범천왕: 부처님이시여!

제발 저 사바세계의 중생들을 가엾이 여시기어

그들을 고난에서 구해 주시옵소서

 

부처님: 착하고도 착하도다! 범천왕이여!

저 겁을 이어 쌓이고 쌓인 업장 때문에

한 치 앞을 내다보지도 못하는 미욱한 중생들을

제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범천왕: 부처님! 수 억겁의 세월을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받으면서 살고 있는

저 중생을 부처님께서 돌보지 않으신다면

그들은 세세영영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옵니다.

 

부처님: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고 답답하지만

되지도 않을 일을 시작하여

그들을 괴롭힐 이유가 무어 있겠는가.

그만 열반에 들고자 하네

 

범천왕: 부처님이시여!

중생들 중 인간들은

그래도 배우려하고 궁구할 줄 알며

진리를 얻기 위해

목숨까지 던질 줄 아는 존재들이옵니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부처님: 가능만 하다면 수 백 년 아니

억겁을 기다려서라도

저들을 성불시킬 것이다.

그런데 저 미욱한 중생들은

까맣게 때가 낀

업장의 창을 닦을 생각을 아니하고

그 때 낀 창에

또 다른 업장의 때를 더하고 있으니

어느 천 년에

자신 속의 번쩍이는 부처를 볼 수 있겠는가

무망 하도다

 

 

범천왕: 부처님이시어!

부처님께서도 인간의 몸으로

깨달음을 얻었지 않사옵니까

부디 희망을 버리지 마시옵소서

 

부처님: 훌륭하도다. 범천왕이여!

그대의 성심이 나를 움직였도다.

한 알맹이의 사금을 얻을 수 있다면

항하의 모래를 모두 뒤집어 헤아릴 것이다

전도의 길에 나설 것이다.

 

그대는 걱정 말고 하늘로 돌아가라

나는 지금부터 어린 애기가 먹을 수 있는

진리의 이유식을 만들어야 하니까

바쁘다.

 

 

 

 

 

 

 

 

 

 

 

 

 

 

 

 

 

2막 1장

----------------------------------------------------------------------------------무대: 녹야원

(푸른 초원의 여러 나무가 모여 있는 숲에

다섯 사문이 둥글게 앉아 명상에 잠겨있다.)

 

사문 1) (손을 이마에 올려 건너편을 바라보며)

아니 저기 오는 사람이 누구인가?

여기는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외진 곳인데

무슨 일로 이리로 올까?

 

사문 2) 아니! 싯달자 태자 아닌가

 

사문 3) (일어나 앞으로 나서며)

어디 어디! 싯달자 태자가 맞구먼

 

사문 4) 심신의 안락을 위해

고행을 버린 타락자가

무슨 일로 우리를 찾아 오는가?

 

사문 5) 혼자서 외로웠던 모양이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타락을 반성하고

잘못을 빌고 같이 어울리려고 오는 지도

 

사문 1) 그는 타락자일세

더 이상 그와 어울리지 마세나

그가 오더라도 못본 채 하세

 

사문 2,3,4,5) 그러세

 

사문 들) 모두 눈을 감고 명상에 잠긴다)

 

태자) 그들이 명상하는 곳에 도착하여

그들을 굽어보고는 빙그레 웃으며

그들과 조금 떨어져 있는 바위에 걸터 앉는다.

사문 2) (눈을 반 쯤 떳다가 태자를 보고는

급히 눈을 감으며 화들짝 놀라는 몸짓)

(조금 있다가 천천히 눈을 뜨고는 태자에게

기어가서는 태자를 우러러보며)

 

오! 이 광채! 저 번쩍이는 얼굴

태자님께서는 깨달음을 얻으셨구려

 

나머지 사문들) (모두 눈을 번쩍 뜨고 몸을 기울여서 태자를 쳐다본다)

 

교진여) (그 자리에서 일어나 절을 하고는)

오! 저 빛나는 얼굴!

깨달은 자 만이 얻을 수 있는 광안!

부처님이 되셨구료

 

사문 3,4,5) (그대로 일어나 태자에게 달려가 바닥에 엎드려 절을 올리며)

태자마마! 아니! 부처님!

 

부처님: (손을 들어 사문 1을 부르며)

교진여야! 이리 가까이 오너라

 

교진여) (부처님께 합장하고 조심스레 다가와 선다)

 

부처님) (모두를 돌아보며 빙그레 웃는다)

그래! 나는 이제 부처가 되었다.

우주와 삼라만상의 존재와 그 이치를 깨달았다.

 

교진여) (일어나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3번 돌고 우견편단하고 우슬착지하고 앉는다)

 

사문2,3,4,5) (교진여를 따라 3번 돌고 우견편단, 우슬착지)

 

교진여) 부처님!

저희들에게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에 대하여 가르침을 내리소서

 

사문 2,3,4,5): 저희들이 귀를 씻고 듣기를 청하옵니다.

부처님) 이 우주와 삼라만상은 연기로 이루어져 있느니라

 

사문 2) 연기! 연기가 무엇이옵니까?

날아다니는 연기를 이름은 아니겠지요?

 

부처님: (빙그레 웃으며)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해 생기고 인연에 의해 존재하며

인연에 의해 멸하고 사라지는 것이다. 이것이 연기니라

 

교진여) 그러면 저 해도 저 나무도 저 돌도 그리고 우리까지도 모두 인연에 의해 생긴 것이옵니까?

 

부처님) (바닥에 떨어진 돌을 하나 주워들며)

그렇다! 이 돌도 인연에 의해 이 크기가 되었고 인연에 의해 이 모양 으로 이 자리에 이 시간에 여기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탁자가 여기 있어 이 돌이 여기 있는 것이고, 이 탁자는 우리가 계획한 연극 때문에 자리에 있는 것이고, 연극은 우리 불자들 의 발심과 실행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고, 또 연극은 우리 불 자들이 있어 가능한 것이고, 우리 불자 개개인은 각자 어떤 인연에 의해 상불사에 오게 된 것이다.

 

그 인연을 계속 이어 나가면 온 우주가 생성하게 된 한 개의 인연 을 만날 것이다. 모든 것은 이 하나에서 시작된 것이다.

 

복잡하게 얼킨 것 같은 세상이 실은 그물 한 코에 모두 엮여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겨서 저것이 생긴 것이다. 이것 이 없으면 저것도 없고 이것이 멸하면 저것도 멸한다.

 

교진여: (감격하여)

오! 부처님! 감사하고 감사하나이다.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이 우주만상이 하나에서 시작되었고 하나가 전 체이고 전체가 하나임을 알았나이다.

 

그물 한 코가 풀어지면 전체가 풀어지고 한 코를 들어 올리면 그 물 전체가 따라 올라옴을 알면서도 그것이 우주만유의 법칙임을 알 지 못하였나이다.

 

사문2) (갑자기 손뼉을 탁 치며)

부처님 알겠나이다. 잘 알겠나이다.

부처님은 최고의 선생님이십니다. 이제까지 저는 모든 것이 각각 독 립적으로 존재하는 줄 알았나이다. 선과 악이 둘이 아니고 귀천이 때로 있는 것이 아니며 물과 불이 다른 것이 아님을 알았나이다.

명암과 흑백이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알았나이다.

 

사문3) 부처님 저도 이제 깨달았나이다.

그런데 그 깨침은 어떻게 얻으셨으며 또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사옵 니까

 

사문4, 5) 우리도 듣기를 원하옵니다.

 

부처님) 진리를 깨치는 방법은 중도니라

 

사문1) 중도란 무엇이옵니까? 중간의 길? 깨우쳐 주시옵소서

 

부처님) 중도란 치우침이 없는 바른 길을 말한다. 사물이나 현상을 볼 때 치 우침이 없는 바른 시각으로 봐야 만 그 진리와 진실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치우침이란 무엇인가? 극단을 이름이다. 낙관도 비관도 선도 악도 다 배제한 마음 속의 일체의 선입을 버린 무사무애한 마음으로 보아 야 한다는 것이다.

 

사문2) 그러면 치우침이 없이 보고 판단 만 하면 되는 것이옵니까

 

부처님) 아니다. 중도의 세부적인 실행방법은 성스러운 8정도이다.

정견, 정사유. 정어, 정업, 정명, 정정진, 정념, 정진이 그것이다.

 

사문3) 그러면 중도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게 되옵니까

 

부처님) 착하도다 사문이여! 그대가 가장 중요한 것을 물었구나. 목표도 모 르는 수행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잘 들어라! 우리가 수행을 통해 서 얻고자하는 것은 열반적정이다.

 

모든 번뇌의 불길이 꺼져버린 절대의 고요함,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 은 마음이 모두 사라진 완전한 평온,

내가 나로 존재하는 그것이 바로 그것인 세상이 우리가 가고자 하는 저 언덕이다.

 

사문4) 그런 경지가 그런 세상이 존재하는구먼유,

항상 마음에 의심이 들었는데

 

부처님) 그렇다! 그런 경지, 그런 세상은 존재하며 실제 내가 그 경지, 그 세 상에 있지 않느냐

 

극락이라는 세상은 이 세상 밖에 존재하는 상상의 세계가 아니라 마음의 문을 열면 그곳이 극락이고 백척간두에서 두려움 없이 한 발 나아간 그 곳이 극락이니라.

 

사문5) 부처님! 부처님은 이 세상에 우리와 같이 이 자리에 계시면서 어이 극락에 계시다 하십니까?

 

사문1) 부처님! 극락은 일체의 번뇌와 일체의 걸림을 벗어버린 대자유의 상 태를 말함이군요. (옆 사문1의 등을 툭 치며) 여보게!

 

극락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마음이 정화된 순일무잡한 상태가 극락이라네 (사문1의 가슴을 툭툭치며 )여기가 극락이라네

 

 

(이 때 젊은이가 한 명 숲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다)

 

젊은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여보세요 혹시 여기 젊은 사람들이 지나가지 않았소?

 

부처님) 젊은이여!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그리 찾는가?

 

젊은이) 예! 저는 아랫마을에 사는 야사라는 사람입니다. 오늘 숲으로 친구 들과 놀러왔는데

저가 술에 취해 한숨을 자고나니 친구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아 찾아 나선 길입니다. 혹 친구들을 보지 않으셨는지?

 

부처님) 젊은이여! 진정 그대가 찾아야 할 것은 친구들이 아니라 참으로 중 요한 그 것이구나

젊은이) (계속 주의를 두리번거리며) 참으로 중요한 그 것이 무엇입니까?

 

부처님) 네 맘이니라. 덧없이 흐르는 세월인데 어찌 그리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냐? 너는 네 마음이 네 속에 있다고 생각하느냐? 혹시나 친구를 찾아 헤매다 숲 속에서 잃어버린 것은 아니냐?

 

야사) 헉! 내 마음! (손으로 가슴을 더듬으며) 글쎄요 안에 있을까요? 혹시 잃어버린 것은... 아~ 한 번도 네 마음을 챙겨보지 않아 모르겠네요.

 

(사색이 되어 떨며)

여보시오! 내 마음을 잃어버렸다면 나는 어떻게 되오

(계속 몸을 떤다)

 

교진여) 젊은이! 고정하게. 앞에 계신 분이 누구신 줄 아는가?

 

야사) 글쎄요. 누구세요? 참으로 빛나는 얼굴이오이다.

범상한 분은 아니신 듯한데

 

교진여) 부처님이시다.

 

야사) (깜짝 놀라며) 부처님? 부처님이시라고요? 아니 어떻게 부처님이....

그러면 제 마음이 어디에 있는 지 아시겠군요

 

부처님) 그렇게 정신없이 다녀서야 어찌 마음을 챙기겠는냐. 항상 정신을 똑 바로 차리고 마음을 잘 관찰하라 이제 너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 지 알겠는냐?

 

야사) 모르겠습니다. 저는 저 마음이 내 속에서 사라졌을 거라고 걱정 만 됩니다.

 

부처님) 그 걱정하는 놈이 바로 네 마음이란다. 이제는 잊어버리지 말고 항 상 챙기고 느끼면서 살아야 한다.

 

야사) 휴~~~ 알겠습니다.

마음이 속에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비록 출가는 못하지만 이제부터는 부처님을 마음 속으로 모시고 열심히 정진하며

부처님께 힘을 다해 공양하겠습니다.

 

부처님) 착하도다 야사야!

이제 삼보가 성립되었다. 부처와 부처의 가르침 그리고 너희들 사 문과 재가 신도로 구성되는 승단,

 

자~ 이제 너희들은 전도의 길을 떠나라. 나의 가르침을 뭇 중생들에 게 알려 그들이 고해의 바다에서 해탈하여 구경 열반케하라

 

결코 둘이 다니지 말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의 인생은 원래 혼자서 와서 혼자서 가는 것이니라.

 

사문1) 부처님께서는 어디로 가실 작정이시옵니까?

 

부처님) 나는 빔비시라왕이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카파샤를 찾아갈 것이다.

 

사문2) 불을 숭배하는 무려 천 명이나 되는 제자들을 거느린 대교단인 것으 로 아는데

 

사문3) 그리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그들이 숭배하는 불의 화신 용의 굴에 넣 어 죽인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그곳에 가시지 마시기를 청하옵니다.

 

부처님) 걱정 말아라! 제자여!

부처는 일체와 하나임으로 용인들 지렁인들 어느 것 하나 두려울 것 이 없다.

전도를 할 때는 일체의 선입견을 버려야한다.

 

 

  3막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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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샤의 성전

 

무대: 카피샤의 성전

 

웅장한 성전의 정면 벽에 단단히 닫힌 철문이 있고

그 앞에 제단이 설치되어있다.

 

카피샤) (흰 수염이 길게 난 멋있는 풍채, 멋있는 제복을 입고 제단을 향해 앉 아 명상에 잠겨있다.)

 

입자 1) (방안으로 들어서며 카파샤를 향해 합장하고 나지막하게)

스승님! (대답이 없다)

 

입자 1) (조금 더 크게) 스승님! (대답이 없다)

 

입자 1) (큰 소리로) 스승님! (카피샤가 화들짝 놀라며 돌아본다)

 

입자 1) 스승님! 왠 남자가 찾아와 스승님을 뵙기를 청하옵니다.

 

카파샤) (일어서서 돌아보며) 그래? 누구라고 하던가?

 

입자1) 예! 새파란 젊은 사문이었습니다.

 

카피샤) 쫒아버려! 오늘 벌써 몇 번짼가? 공부가 익지도 않은 놈들이 건방만 늘어서 피곤하다 너희들 선에서 입을 막아 돌려보내야지

쯪쯪!

 

(이 때 부처님 등장한다)

 

부처님) 카피샤 여! 나는 너에게 가르침을 받고자 온 것이 아니라

가르침을 주고자 왔노라.

 

카피샤) (부처님을 보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다시 앉으며)

무엇이라! 가르침을 주고자 왔다고!

아직 머리에 소똥도 안 벗겨진 어린 아해가 어른을 능멸하려 들다니

 

(이 때 뒤따라 들어온 입자2)

 

입자2) (방안으로 들어서며) 아니! 이 젊은이가....

우리 스승님이 누구신 줄을 알고하는 말이야! 빔비시라 왕의~~

 

부처님) (손을 들어 입자 2의 입을 막으며) 빔비시라 왕이 사부로 모시며

천 여 명 사문의 스승이시며 수 만의 재가 제자들이 숭앙하는 선지식 이라고 말하려고 그랬지

 

입지2) (급히 고개를 끄덕인다)

 

부처님) (고개를 들어 카피샤를 보며)

카파샤 여! 그대는 무엇을 깨달았는가?

 

카피샤) (헛기침을 하고는)

어흠! 나는 이 우주의 생성원리와 과정, 그리고 사후세계에 대하여

깨달았노라

 

부처님) 헛 공부를 했도다! 지붕에 불이 나서 장차 집이 무너지려는데

그대는 집안에서 망상에 잠겨 있으니!

 

카피샤) 궤변을 늘어놓지 말고, 그래 네가 깨달은 것은 무엇인냐?

 

부처님) 생노병사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법

 

카피샤) 생노병사의 고통에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벗어났다고 그대가?

 

부처님) 그렇다! 나는 생노병사의 고에서 벗어나 고요한

열반적정의 경지에 머물고 있느니라.

 

입자 1,2) (서로 마주보며) 생노병사의 고에 벗어났다고

입자 2) (독백) 그것은 깨달은 자, 부처님 만이 가능한 일이 아닌가

 

카피샤) (독백)

처음 봤을 때 얼굴에 빛이 나는 것이 법상치 않더니

어쩌면 그의 말이 진심일지도 모르지

 

(큰소리로)

생노병사에서 벗어난 경지는 어떠한 경계인가?

 

부처님) 자유자재한 경지

 

카파샤) 그대는 어떻게 하여 그런 경지를 이루었는가?

 

부처님) 먼저 자신을 이겨야 한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으로 가득히 자신을 극복해야 한다.

 

카파샤)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

 

부처님) 그것은 계.정.혜. 삼학으로 가능하며 구체적

으로는 성스러운 8정도로 가능하다.

 

카파샤) (목소리가 부드러워지며)

우리는 불을 숭상한다. 온 만유는 불에 의해 생성되었고

불에 의해 유지되고 불에 의해 멸하다.

 

저 하늘의 태양이 있어 온 만유가 생성되고 유지되고

살아가지 않는가?

 

사문이여! 그대는 이 만유의 생성 유지가 무엇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가?

 

부처님) 그것은 연기에 의해 생성 유지된다.

 

입자2) (마주보며 낄낄 웃으며)

연기래 불이 아니라 연기래

불 꺼진 뒤에 나오는 연기가 만유를 만들었다고. 크

(부처님을 손가락질을 하며 비웃는다)

 

카파샤) (헛기침을 한다)

 

입자1,2) (찔끔하며 입을 다문다)

 

카파샤) 사문이여! 그대가 말하는 연기는 저 놈들이 말하는

날아다니는 연기는 아닐 터,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부처님) 존재는 고정된 모습이 아니라 작용의 과정이다.

나는 카파샤 그대가 있어 여기에 온 것이다.

 

카파샤 그대는 내가 와서 그렇게 서 있는 모습으로

나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손을 들어 카파샤를 가리키며)

지금처럼 서 있는 카파샤가 아니라 앉아서 명상하는

카파샤의 모습으로 있겠지 (조용한 눈으로 카파샤를 살핀다)

 

카파샤) (혼자말로) ‘존재는 과정이라고 이 말은 듣도 보도 못한 말이

아닌가? 내 사유의 저편에 있는 이해 못할 높은 지혜인것 같다‘

 

사문이시여! 내 능력으로는 그대가 깨달은 부처인지 능숙한 궤변론자

인지 알 수가 없다.

그에 대한 판단을 우리가 모시는 불의 신 위대한 화룡에 맡기고자 한다.

저 화룡이 있는 굴에 들어가 하룻밤을 세우면서 화룡의 심판을 받을 수 있겠는가?

 

진정 네가 부처라면 화룡에게 상할 턱이 없을 것이 아닌가?

충고하네만 잘 판단하게! 판단을 돕기 위해 이제까지 있었던

우리 화룡님의 심판에 대해 알려 주겠네

 

(앞의 입자2를 가리키며) 설명해주게

 

입자2) (손을 높이들며) 하이!

(부처님을 보면서) 자! 이제까지 우리의 위대한 신 화룡님이

내리신 심판에 의해 브리핑하겠다.

 

(허리춤에서 종이를 꺼집어 내어서 한 번 보고는 땅에 계속

버린다 )

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

못찾겠다.

 

에~~~ 한 오십여 명이 와서 심판을 받았는데

(뜸을 들인 후) 모두 죽었다.

 

화룡님의 불의 심판을 받고

통닭구이가 되어.... 화룡님께서 꿀꺽하셨지

 

(부처님주위를 빙빙 돌며 부처님을 요모 조모 살피면서)

설마 심판을 받으려는 것은 아니겠지,

 

아니 심판을 받아! 오랜만에 우리 화룡님 간식거리

생기게. 낄낄낄

 

부처님) (말없이 미소 만 지운다 )

 

카파샤) 저 놈을 내쫓아라! 입만 살은 궤변자다.

 

입자2) 애고! 간식거리

(부처님 앞에 가 순을 싹싹 비비면서)

여보게 한 번 질러보게 응, 응

 

부처님) 그래 수락하마

 

입자2)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찍어며 넘어진다)

뭐 심판을 받겠다고

(놀라는 표정으로) 목숨이 두 갠 줄 아나

 

(혼잣말로) 아니지! 잘 됐군

(갑자기 경망스럽게 웃으며) 애고 그래 잘 생각했어

혹시 아나 우리 화룡님이 어여삐 여겨 살려 주실 지,

그렇지 않으면 내일 아침 통닭 냄새가 우리 코를 즐겁게 해줄 수도 있지만

 

(자기 입을 손으로 치면서)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겨

그래 그래! 어찌 되었든지 잘 생각 했어!

 

입자2) (카파샤를 향해 합장하고는)

스승님! 저는 뼈 통을 챙기러 가겠습니다.

 

(입자1을 돌아보며) 낄낄낄!

자네는 화룡님에게 나이프와 넵킨을 넣어주게

 

(입자2 퇴장)

 

카파샤) (헛기침을 한다) 험 그래 수락 한다고!

저녁을 먹고 굴에 들어가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밥이라 잘 차려 줄 걸세

 

부처님) 아니다. 지금 들어가겠다. 나는 원래 저녁은 먹지 않는다.

 

카파샤) (놀라며) 그리도 자신만만한가?

 

부처님) 문을 열어라 불쌍한 중생을 만나러 가겠다.

 

카파샤) (한숨을 쉬며) 누가 불쌍한지 모르겠네

 

(입자1을 보며) 문을 열어 주어라

 

입자1) (부처님의 손을 잡으며) 여보게! 한 번 더 생각해보게

아직까지 한 명도 살아온 자가 없어!

죽는 거야. 죽는단 말이야.

죽는 줄을 뻔히 알면서 어떻게 내가 문을 열어 주나

더 이상 내가 죄를 짓지 않게 하여 주게

 

제발 포기하고 돌아가게

(사정조로 부탁한다)

 

부처님) 착하도다! 중생이여!

그러나 걱정하지 말게! 빨리 문이나 열어주게

 

입자1) (힘 빠진 음성으로) 나는 더 이상 죄를 짖고 싶지 않네

문을 열 수가 없네

 

부처님) (문으로 걸어 간다. 이 때 화룡의 울부짖음이 들린다)

(직접 문을 열고는 카파샤를 돌아보며)

카파샤! 내일 아침에는 직접 그대가 문을 열어주게나

 

입자1) (말리려는 몸짓으로 울먹인다)

 

부처님) 입자1의 등을 툭 치고는 문 안으로 들어 간다 (문이 열려있다)

 

카파샤) 문을 닫아라

 

입자1) (눈물을 닦으면서) 이제 더 이상 죄를 짖지 않고 싶습니다.

스승님이 닫으세요.(코를 한 번 풀고는 돌아서서 뛰어서 퇴장)

(길게 들리는 화룡의 울음소리)

 

 

 

 

 

 

3막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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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새벽 멀리서 닭 우는소리, 화룡의 굴 앞에 카파샤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입자1) (하얀 상자를 들고 카파샤 앞으로 가서)

스승님! 이번에는 너무 젊은 놈이었네요. 젊은 객기의 결과가

(통을 들면서) 이 모양이 되네요.

 

입자2) (화룡문에 귀를 기울이며) 오늘 새벽에는 왜 이래 조용하죠

새벽에는 밥 달라고 야단이신데

 

입자1) 오랜 만에 맛있는 간식을 드시고 주무시는가 보지

 

입자2) 스승님! 제가 문을 열겠습니다.

 

카파샤) 아니다! 먼저 죽은 고혼에 대해 기도를 드리고 열자구나

 

(모두 카파샤를 중심으로 문 앞에 선다)

사문이여! 사문의 영혼이여! 너무 원통해하지 말지어다.

분명 경고하고 말렸건만 당신의 만용이 당신을 죽였소

부디 의로운 땅에서 편히 쉬시라.

 

그대는 복이 있어 불의 신 화룡의 축복을 받았으니

몸은 백골로 뒹굴어도 정신은 대 자유를 얻었을 터

부디 편안하소서 <브라마니아투마>

 

카파샤) 열어라! 그리고 바스라진 뼈다귀는 바로 뼈 통에 담고, 화룡님이 깨 지 않게 조심해라

 

입자2) (겁 먹은 모습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문고리를 따고 조심스럽게 문을 연다. 안에서 연기가 흘러 나온다. 안을 들여다 보며)

여보세요! 안에 계세요. 살았으면 빨리 나오세요

 

입자1) (입자2을 밀치며) 살아 있기는 어떻게 살아 있어. 따라 들어와!

뼈다귀나 챙기게

(안에서 소리가 들린다)

뼈를 챙기러 들어올 필요가 없다. 내가 챙겨서 들고 나가겠다.

 

입자1.2)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 마주 본다)

이 때 부처님 문 앞에 나타난다.

사람들이 놀라서 뒤로 넘어진다.

 

부처님) 카파샤여! 무얼 그리 놀라는가.

이제 화룡은 나의 감화를 입어 성질이 유순해졌으니

내가 데리고 나가 자연에 방생할 것이다.

(화룡이 온순한 모습으로 부처님의 옆에 붙어서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 며 재롱을 떤다.)

 

커파샤) (무릎을 꿇고 앉으며. 뒤의 제자들에게 모두 꿇어 앉으라는 손짓을 한다)

 

부처님이시여!

이제야 당신이 부처님임을 알겠습니다.

저의 모자란 근기와 지혜로 해탈하기는 애초 어려웠나이다.

부디 가르침을 주시어 저와 저의 제자들을 구원하여 주십시오.

 

지금 부로 저희 교단은 문을 닫습니다.

저는 저의 제자들과 더불어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부디 저와 나의 제자들을 거두어 주시길 바랍니다.

 

(카파샤가 절을 하자 제자들도 모두 따라서 절을 한다.)

 

부처님) 그래. 그대들은 이제부터 나의 제자가 되었다.

나의 제자들은 5계를 준수하고 청정과 화합으로 뭉쳐서 나의 법을 배 우고 익혀 해탈할 것이며 이 법을 세세생생 영속케하여 뭇 중생들이 법을 듣고 배워 더불어 해탈케 하라.

 

카파샤) 부처님이시여! 감사하고 감사하옵니다. 이제야 길을 찾았습니다.

길을 잃고 미망 속에 헤매는 가엾은 중생들을 부디 어여삐 여기사 저 언덕에 이를 수 있게 도와 주시옵소서

(모두가 부처님께 절하고 고두례) 장중한 음악

 

 

 

 

 

4막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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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왕사성 동교(東郊)

빔비시라 왕을 중심으로 수 많은 신하들과 백성들이 나와서 멀리 동 쪽 벌판을 바라보며 누구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1) (옆의 사람에게) 여보게! 카파샤님이 어쩐 일이신가? 지난 해 대왕께 서 그리도 한 번 왕궁으로 청해도 꿈쩍 않으시더니....

 

사람2) 그래 말이야. 연로하셔서 왕사까지 내어 놓으시고 오로지 제자들 만 가르치신다고 하더니 어쩐 일로 원행을 결심하셨는지

 

사람3) 소문을 못 들었는가? 이번에 카파샤님이 자신을 이어 왕의 선상이 될 사람을 데불고 온다는 소문이 있더구만.

아마 그 땜시 노인네가 죽을 고생을 하며 오시는 모양인디

 

사람1) (놀라며) 그래? 그 도도한 카파샤님이 추천하는 왕사라... 기대되는데

 

사람2) (손을 들어 멀리 보며)

아! 저기 오시는 모양이네. 까만 점이 보이지 않는가

 

사람1) 그렇군! 사람이 많은데 한 천 명은 넘겠네.

 

사람3) 음 아마 카파샤 님과 그 동생 분들의 제자가 모두 오는 모양일세

 

 

 

대신1) (손을 들어 멀리 가리키며)

전하! 저기 카파샤님이 오시는 모양입니다.

 

왕) 스승님을 뵌 지가 한 5년을 넘은 것 같군, 많이도 연로하였을 텐데.

 

대신1) 나이도 있으시고 하니 마지막으로 대왕님을 만나 충언을 드리려고

오시는 모양이지요.

 

왕) 올해를 마지막으로 왕사마자 고사하시니.... 음~

(대신1을 보며) 대감이 오시면 한 번 만류 해보시오.

대신1) (머리를 숙이며 읍을 하면서) 예! 전하!

 

멀리 한 채의 연이 앞서고 뒤에 많은 사람들이 따른다.

점점 다가와 가까이 온다

 

왕) (벌떡 일어서 연 앞으로 나아가 합장하고)

스승이시여! 먼 길을 오시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저의 예배를 받으시옵소서

(절을 하려고 꿇어앉으려고 하자, 카파사 연 위에서 손사례를 치며 내린다)

 

카파샤) (손을 저으며) 대왕이시여!

 

왕) (엉거주춤한 자세로 카파샤를 본다)

 

카파샤) 저는 이제 더 이상 대왕님의 스승이 아니옵니다. 저가 대왕님의 스 승이 될 분을 모셔왔습니다. (왕이 어리둥절한 순간)

먼저 그 분께 예경을 올리고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는 뒤에 서 있는 젊은 사문에게 다가가 합장 반배하고는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우견편단하고 우슬착지한 뒤 부처님께)

스승이시여!

 

왕과 대신들) (모두 놀라서 서로의 얼굴를 보며 못 미더워 한다.)

 

백성 들) (소란스러워진다.)

 

대신1) (앞으로 나와 왕에게) 폐하!

카파샤님께서 정신이 흐려지신 모양입니다. 어찌 저 젊은 사문에게....

 

왕) (머리를 흔들어 생각을 정리하듯) 조용히 하고, 어디 한번 들어보자

 

카파샤) (부처님을 향해) 부처님!

이 분이 마가다국의 왕이신 빔비시라 대왕님이옵니다.

 

왕과 대신) 놀라서 부처님이라니

 

왕) 부처님이라니! 부처님께서 출현하셨단 말이오.

카파샤) (일어서며) 그러하옵니다. 대왕이시여!

전설처럼 전해져오던 부처님의 출현이 이제 이루어졌사옵니다.

어둠에서 헤매는 중생들을 구제할 대광명 부처님께서 출현하셨습니다

 

(음악 빵바방~~~~~~~~~)

 

(꿇어앉으며 손을 뻗어) 바로 이 분이옵니다.

 

대신과 백성들) (놀라는 소리)

 

왕) (놀라는 표정으로) 스승님! 그것이 진정이옵니까?

 

(감격한 표정으로 손을 높이 들고) 부처님의 출현이라니 내가 부처님의

출현을 보게 되다니! 어디 어디

 

(부처님 앞으로 다가가 부처님을 보고는 털썩 꿁어 앉으며)

저 광휘! 오! 부처님 (하고는 절을 올린다.)

 

대신1) (독백) 저 카파샤님이 나이가 드시더니 망녕이 드셨나. 부처의 출현 이라니 내가 가서 그 허상을 벗겨버려야지

 

(부처님에게 다가가다 흠찟 놀라며 바로 그 자리에 꿇어 앉으며)

부처님!

 

(절을 서너번 하고는 벌떡 일어나 돌아서며 두 손을 높이 들며)

부처님께서 출현하였다. 부처님께서 출현하였다.

 

대중들) (모두 두 손을 높이 들고)

부처님! 부처님! 부처님! (연호한다).

 

 

 

 시간은 흐르고 -----------------------------------------

 

바람이 분다

황토 빛 사바세계에 바람이 분다.

불어 불어 또 불어 다함이 없는 바람

 

길 위에서 나서

길 위에서 도를 이루고

전도의 깃발을 나부끼며

흙먼지 날리는 길을 걸은 지 어언 40년

 

불타는 집 앞에서

아이들을 부르느라

목이 쉰 것이 몇 번이고

 

언어도단의 진리 앞에

절치부심하여

만들고 또 만든 길이 몇 가지든가?

 

아직도 화택에서

움쩍도 않고 있는

저 가엾는 중생들은 어찌할꼬

 

길은 또 길을 만들어

팔만사천 갈래의 길 앞에

마음은 더 찾기 어려워진 것은 아닌지

 

아!

이제 이 나그네 길도 끝이 나려나보다

낡아 삐그득 거리는 수레바퀴 소리

 

가자! 고향으로!

시작이었던 곳에서 끝내고 싶구나

윤회의 수레바퀴가 둥글 듯이

시작과 끝을 같은 점이라

 

아! 그 때까지 수레가 견딜 수 있으련지

 

 

 

 

 

 

5막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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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두 그루의 나무가 서 있는 중간에 부처님께서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워 계신다.

주위에 아란다와 많은 제자들이 서서 흐느끼고 있다.

 

부처님) 아난아! 슬퍼하지 말아라.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 가야하는 것이다.

 

아난) (흐느끼며) 내 춘다 놈을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어찌 독이 든 음식 을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단 말입니까

(돌아서서 구석에서 울고 있는 대장장이에게 가려고 한다)

 

부처님) 아난아! 그만 두어라! 그것은 춘다의 잘못이 아니니라.

이 가뭄에 기근이 들어 장자들마저 먹을 것이 부족하여 힘들어하는 데 대장장이가 공양 음식을 마련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겠 느냐?

 

내가 받은 공양 중 성도 전에 나린지라 강변에서 받은 수자자의 공 양 이후 이번 춘다의 공양이 가장 수승하다

 

아난) (울먹이며) 그래도 춘다의 공양 만 드시지 않으셨어도 이리 편찮으시 지는 않으실 터 아닙니까?

 

부처님) (인상을 찌푸리며 아픈 것을 참으시는 듯, 이어 빙그레 웃으시며)

아난아! 이번 춘다가 올린 공양에 공덕이 있겠느냐?

 

아난) 부처님을 열반에 이르시게 한 행동에 무슨 공덕이 있겠습니까.

공덕은 고사하고 악업으로 무간지옥에 떨어지지나 않을지요

 

(그러자 구석에 앉아 흐느끼고 있던 춘다가 소리 높여 운다)

 

부처님) 아난아! 저기 춘다를 이리 가까이 오게 하라

 

아난) (심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구석으로 가 춘다를 끌어온다)

 

춘다) (부처님 앞에 꿇어앉으며 계속 흐느낀다)

부처님) 춘다여! 괴로워하지 마라! 그대는 이번에 공양을 올린 공덕으로 큰 복덕을 누릴 것이다.

 

춘다) (깜짝 놀란 듯 울음을 그치고) 부처님! 어인 말씀이온지

 

다른 제자들) 놀란 듯 서로를 쳐다보며 수군댄다)

 

춘다) 저가 독이 든 음식을 잘못 올려 부처님께서 이리 몸져 누우셨는데 공 덕은 무슨 공덕이란 말씀이옵니까?

 

저 같은 놈은 무간지옥에 떨어져도 그 죄가 오히려 모자랄 놈입니다요.

으흐흐흐헉

 

부처님) 나는 너가 공양을 준비하느라고 얼마나 고생을 하고 정성을 다했는 지 아느니라. 나는 이미 전단나무버섯에 독이 있음을 알고 있었느니 라.

 

세존은 공양에서 정성의 향기를 맡고 정성의 맛을 느끼느니라. 그대의 정성은 실로 내가 사양할 수 없을 만큼 컸느니라.

 

그리고 여래가 아픈 것은 그대의 공양 때문이 아니라 그럴 만한 이유와 때가 되어 그러하니라. 여래는 독에 중독 되지 않느니라.

 

춘다) 으흐흐흑 (소리내어 운다)

 

부처님) 춘다여! 그대는 이 공양의 공덕으로 수명을 얻고 좋은 몸을 얻으며 힘과 명예를 얻으며 살아서 많은 재보를 얻고 죽으면 천상에 태어날 것이며 하고자 하는 것이 저절로 이루어 질 것이다. 슬퍼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

 

춘다) (부처님께 절을 하고 울먹이며 퇴장)

 

 

 

 

 

 

 

5막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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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흰 천을 하나 씩 들고 부처님 앞으로 줄지어 서 있다.

 

 

수 많은 사람들) 차례대로 들고 온 흰 천을 부처님 앞에 놓고 경배한다.

 

부처님) 한 사람 한 사람 그들의 이름을 묻고 축원을 해 준다.

 

(앞에서는 흰 옷 입은 여인의 춤사위)

 

사람들이 등을 달고 하나 둘 사라진다. 밤이 깊어졌다.

 

 

부처님 주위에는 아난을 비롯한 제자들이 대여섯 명 서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부처님) 아난아! 지금 몇 점이나 되었느냐?

 

아난) 예! 부처님! 벌써 3경입니다.

 

부처님) 그래 사람들은 다 돌아 갔는냐?

 

아난) 예! 부처님! 오늘은 다 돌아간 것 같습니다.

내일 또 쿠시나가 사람들과 말리족 사람들이 부처님의 마지막 축원과 설법을 듣기 위해 올 것입니다.

 

벌써 3일째입니다. 부처님! 내일부터는 사람들을 막아야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너무 힘드신 듯 하여

 

부처님) 아니다. 아난아! 이제 곧 나는 열반에 들어갈 것이니 그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지금 묻고 대답을 듣지 않으면 언제 듣겠느냐

 

아난) 이제 그만 주무시옵소서

 

이 때 밖이 소란스러워 지며 한 늙은 사문이 들어온다

 

아난) (사문에게 다가가) 사문이여! 오늘은 더 이상 부처님께서 누구도 만나 실 수 없습니다. 편찮으신 몸으로 벌써 수 백 명을 만나 축원을 해 주 신 바람에 피곤하시어 이제 주무시고 계십니다.

 

사문) 당신이 아난이시구먼유.

 

저는 수밧다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다는 말을 듣고 사흘 밤낮을 달려 왔습니다. 오늘 만약 저가 궁금한 것을 부처님께 듣지 못 하면... 그러다 갑자기 열반에라도 드시면 나는 그 답을 어디서 구한단 말이요.

 

부처님의 출현은 우담바라 꽃이 피는 것 처럼 드문 일이라 들었습니 다. 백천만겁이 지나도 있을까 말까 한 일인데 혹시나 이리 지척 간에 계신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할까 너무 너무 불 안하여 가슴이 터질 듯 합니다.

 

아난이시여! 저를 가엾이 여겨 부디 부처님을 뵙게 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 아난아! 그 사문을 이리 데려 오너라

 

아난)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편찮으신데도 불구하고 사흘 밤낮을 주무 시지도 않고 찾아온 불자들을 접견하셨습니다.

오늘은 그만 주무시옵소서. 큰 일이 나옵니다.

 

수밧다) (가로 막는 아난의 어께 너머로 큰 소리로)

부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부처님) 아난아! 괜찮다. 이리로 오시게 해라

아난 옆으로 비켜주자, 사문 바로 달려가 부처님께 큰 절을 올린다.

 

(늙어서 빨리 가고자 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아 힘겹게 다가가 절을 올린다.)

 

사문) 부처님! 저에게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일러 주시옵소서. 저는 평생을 고행과 수도로 일관해 왔으니 아직 도를 이루지 못하고 이리 나이만 먹었나이다.

 

부처님) 나이에 연연하지 마라. 내가 도를 이루기까지의 기간은 수 억겁을 요한 긴 시간이었다.

 

인간 평생 길어야 백 년, 나의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생을 이은 긴 시 간에 그 백년은 티끌보다 작은 시간이 아닌가.

마지막 생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도를 닦아야 한다.

 

사문) 예 부처님! 귀를 후벼 듣겠습니다. 에케케(가래 끓는 소리)

 

부처님) 나의 가르침의 핵심은 사성제이며

그 길은 성스러운 8정도니라

그리고 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는 사람을 사문이라 하며

그 기에는 네가지 단계의 과위가 있느니라.

 

내 이제 게송으로 말하겠다.

 

사문) 가슴에 세기겠사옵니다.

 

부처님) 내 나이 스물 아홉에 집을 떠나

유익함을 찾아 어언 51년

 

계율과 선정과 지혜를 닦고

조용히 사색하며 살아 왔네

 

이제 가르침의 요점을 말하리니

이 길을 떠나 사문의 삶이란 없네

 

길은 8정도가 최고

진리는 4성제가 최고

 

욕망을 다스림에는 법이 최고

두발 가진 생명체 중에는

눈을 뜬 부처가 최고

 

수밧다여! 이 길 뿐 다른 길은 없다.

수밧다) 알았습니다. 부처님!

이제야 깜깜한 밤중에 불빛을 찾은 것 같고

망망대해에서 십자성 방향성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저를 제자로 받아 주시옵소서

 

부처님) 수잣타여 그대는 나의 제자가 되었다.

부디 정진 또 정진하여 사문 4위의 으뜸이 되길 바란다.

 

수잣다) (절을 하고 퇴장)

 

 

부처님) 아난아! 저 별이 반짝 거리는구나.

성도의 새벽에 빛나던 별이 이제 다시 나를 찾아 왔구나

성도의 새벽을 밝히던 저 별이 열반의 순간마저 같이 하는구나

 

아난아! (숨을 헐떡이며)

이제 우리의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 같구나

네가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마지막으로 물어라

 

아난) 흐흑(흐느끼는 목소리로)

부처님! 혹 부처님 입멸 후에 부처님의 교리인 법을 두고 이견이 있을 때는 어찌합니까?

 

부처님) 착하도다! 아난아!

아무리 신망 있는 비구가 하는 말일지라도 경전을 뒤져 나와 있지 않으면 비법이며

아무리 식견이 없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도 경전에 나와 있으면 그 것은 법이다.

모든 것은 경전에 근거하여 법과 비법을 구분할 것이지 결코 사람 을 보고 판단하지 마라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니라

 

아난) (울먹이며) 부처님!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면

우리는 누구를 의지하여야 합니까?

 

 

부처님) 나는 이제까지 진리에 대해 모두 설했노라.

아난아! 나의 몸이 곧 법이니 내 입멸 후에는 법에 귀의할 것이며

자신이 원래 부처임을 알고 자기 스스로에 귀의하라!

 

깜깜한 무명의 세상을 헤쳐갈 때

법의 등불로 앞을 밝히되

종래에는 자신의 본성인 불광으로 세상을 밝혀나가라.

 

모든 것은 무상하다. 촌음을 아껴 정진 또 정진하라

 

아난) 부처님!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또 어디로 가는지요

 

부처님) ------

(부처님의 미소 띤 얼굴이 점점 크게 크로즈 업)

 

넓고 하얀 소매의 춤사유 ~~~~~~~

구수한 남도 창 ~~~~~~~~~~~~~~~~~ 大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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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만년을

흘러 내러가도

그 날은 오늘이다

 

결국

우리는

오늘 태어나서

오늘을 살다가

오늘 죽는 것이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내 인생에

가장 빛나는

꽃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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