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글

쥐세끼,서선생16

똥하 2010. 8. 11. 18:45

이제는 네다리만 활짝 펴는 것이  아니라 머리에 꼬리까지 바짝 외로 꼬았다. 벽을 심하게 긁으며 떨어지던 몸이 멈춘 곳은 머리가 스치로폴에 반쯤이나 들어간 지멈이었다. 그래도 코와 잎이 밖에 나와 있어 숨쉬는 것에는 지장이 없었다. 누가 말했던가 고난은 견딜만큼 준디고 그는 부처님 하느님, 지신님, 성황당님등 모두를 동원하여 이 정도의 고난밖에 주지 않은 것에 감사를 드렸다.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것이 사치고 어리광이라는 것을 새삼 세기고 또 세겼다.

천신만고 끝에 겨우 전도된 머리를 돌려 자세를 바로 잡은 다음 위로 기어 오르는데 가슴이 꽁닥거려서 미칠 지경이었다. 만약 한번 더 뇌성 벽력이 친다면 이제는 더 이상 머틸 기력이 없었다. 오 부처님 ! 오 하느님! 그는 바들거리는 사지에 젖먹은 힘까지 몰아 넣으면서 겨우 정점에 다다라 바로 일어서서 위의 벽을 앞발로 딱 잡고는 급히 스치로폴을 물어 뜯었다. 제발 이 위에 나갈 구멍이 있게 해 주소서! 그는 스치포을 물어 뜯어 구멍을 만들면서도 머리가 하예져갔다. 만약 위로 파고 올라가도 나갈 구멍이 없다면, 아! 그렇다고 그냥 서 있을 수도 없고 파면서도 불안하기는 매일반이고 떨어지면 죽고, 희망이라고는 위로도 아래로도 이 자리에도 없었다. 또한 한 방의 뇌성벽력이면 만사휴의라, 없는 희망에 그 보다 더한 위험까지, 그러나 지금은 희망이 있니 없니를 따질 겨를이 없었다 빨리 구멍을 파서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안전처를 만들어야 했다. 죽기살기로 물어뜯어 겨우 위에 어느 정도의 공간이 만들어 졌다.다음 순간 더 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위로 몸을 띄워 공간에다 자신의 몸을 넣으려고 하는 순간 꽝 하는 뇌성벽력, 몸은 바로 앞발의 발톱을 무지막지하게 부르뜨리면서 밑의 벽에 한번 크게 부딪히더니 밑에 있는 구멍의 스치로폴 더미위에 사정없이 떨어졌다. 몸은 스치로폴 알갱이를 뚫고 밑으로 빠져 내러 갔다. 그러다 그 속도가 떨어지면서 스치로폴 알갱이들이 귀전을 쓰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처음에는 그 소리를 느낄 겨를이 없었으나 만감이 교차한 찰나의 시간이지만 시간도 지났고 스치로폴 알맹이들의 부력에 의해 떨어지는 속도도 많이 느려지다보니 이제는 그 소리가 감지되었다. 아 이제는 죽었구나. 이렇게 죽는 것이구나하고 온몸에 힘을 빼고 눈을 지긋이 감으려는 순간 벼락같이 머리를 때리는 '그래 밑으로,뚤려진 구멍으로 나가는 거다. 이왕지사 죽는거 공기와 내 목숨과 한번 시합을 하는 거다. 내가 떨어지면서 공기도 일부 같이 들어 왔을 터, 그 공기가 다하는 시간과 내가 구멍을 헤집고 밖으로 나가는 시간 중 어느 것이 더, 내 목숨을 놓고 벌이는 경기, 좋다! 이왕 지사 나는 이미 죽은 목숨, 죽기살기로 한번 해보는 거다. 혹 아나 로또복권 당첨 같은 행운이 나에게 있을 지, 마우스는 후다닥 몸을 바로 세웠다. 이제는 몸을 바로 세우는 것이 머리를 밑으로 하는 자세였다. '바로'라는 말의 의미가 이렇게 마음데로 변해도 된단 말가.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코를 밑으로 쳐박고 앞발로 스치로폴 알갱이를 후벼파서 뒤로 보내는 한편 뒤발은 활짝 별려  벽을 힘껏 차 밑으로 자신의 몸을 추진시켰다. 이제 코로는 숨을 쉴수가 없었다. 스치로폴 알갱이가 딱 달라붙어 콧구멍을 막아버렸다. 숨은 입으로 쉬어야 하는데 혀로는 밀려들어오는 알갱이들을 밀어내면서 간간히 숨을 쉬었다. 온 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지만 느낄 겨를도 없고 점점 가파져 오는 숨에 머리가 혼미해지고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아아 이제는 한계다. 머리가 하예지고 목구멍은 타서 이제는 연기까지 나는 같았다. 눈알은 위로 몰려 올라가 한바퀴 구를 지경이었다. 사지는 이제 구멍을 판다기 보다 그냉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정신을 놓면 안되는데 아 죽더라도 이 정신은 애들에게 가야하는데 아 아

'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쥐세끼 서선생19  (0) 2010.08.14
쥐세끼,서선생18  (0) 2010.08.12
쥐세끼, 서선생13  (0) 2010.05.29
어제의 일로 후회하지 마라   (0) 2010.05.07
독선  (0) 2010.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