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향기

상생의 화합

똥하 2009. 7. 3. 07:05

 

琴詩   

 

 

若言琴上有琴聲  

 

 

放在匣中何不鳴  

 

 

若言聲在指頭上 

 

 

何不于君指上聽 

 

  

                                       蘇東坡


 

만약 거문고에서 거문고 소리가 나는 거라면

갑 속에 들어가면 어찌 거문고가 울지 않는가

거문고의 소리가 손가락 끝에서 나는 거라면

어찌 그대 손가락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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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화합

중국 송나라 때의 시인 소동파의 시입니다. 일종의 철리시(哲理詩)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철리시는 철학적인 이치를 읊은 시입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납니다. 거문고는 사람의 손가락이 거문고의 현을 튕겨내야만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데 우리의 인생이 답답한 것은 마주쳐야할 손바닥을 마주치지 않으면서 서로를 탓하고, 거문고와 손가락이 따로따로 놀면서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탓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성철 스님은 '견지망월(見指望月)'이라는 말로 우매한 사람들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즉,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손가락은 수단이고 달은 목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적은 생각하지 않고 수단에만 집착하는 것을 꼬집은 말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닫으면 바늘하나 꼽을 곳도 없지만

마음을 열면 천하를 다 안을 수도 있습니다.

꽃 향기는 천리 밖의 나비도 불러 들이지만

악취는 길목이면서도 피해 둘러가게 합니다.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거울을 보지 않는 한, 평생 우리는 자신의 모습이

아닌 남의 모습만 보고 삽니다.

그러다 보니 남의 잘못은 잘 꼬집으면서

자신의 잘못은 알지 못합니다.

남의 잘못을 들추어 내는 데는 용감하면서도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는 데는 인색합니다.

거문고 소리는 자신과 거문고의 결합이 있어야 납니다.

고장난명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힘인 줄로만 알지요

존재를 당연시 해서는 안됩니다.

만물이 나의 도구이듯이 나도 만물의 도구입니다.

상생과 화합은 존재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 속에서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