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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의 불교강의-<24> 탄드라 불교

똥하 2009. 3. 30. 23:28

보르헤스의 불교강의 - <24>탄트라불교

동양사회에서 자연의 마법적 힘에 대한 믿음은 보편적인 현상이며 특히 인도의 종교들은 종종 마법을 차용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마법적 요소를 불교에 결합시킨 것이 탄트라불교라고 볼 수 있다. 지금도 인도에는 많은 마법사들이 마술을 부리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탄트라불교의 기원은 확실치가 않다. 잡부·순수밀교와 구별하여 대개 8세기 후반 인도에서 발전한 비의적(秘義的) 수행체계로 보며, 개인의 요가적 실천과 의례를 통해 전체와의 신비적 합일에 도달하려는 비밀불교(密敎)를 가리킨다. 탄트라불교는 우주의 남성적 원리를 중시하여 ‘부(父)탄트라’로 불리는 우도밀교(右道密敎)와 여성적 원리를 중시하여 ‘모(母)탄트라’라 불리는 좌도밀교(左道密敎)로 나뉜다. 중국인들은 남성적 원리(방편, upaya)와 여성적 원리(반야, prajna)가 서로 같은 것으로서 궁극적 실체의 양면을 나타낼 뿐이라고 보고 좌·우도밀교를 혼합하였다. 이 혼합밀교의 만다라에서 우도는 원 속의 천둥번개로 상징되고, 좌도는 원 속의 자궁으로 상징된다.

 

좌·우도 모두 엄격한 고행을 배격하지만, 특히 좌도밀교에서는 성적 요소와 인간의 구원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오히려 감각적 요소를 통한 해탈을 추구한다. 인간 육체와 관련된 행법을 통해 이원적 대립을 통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탄트라란 힌두교 시바파 가운데 샤크티(性力)를 숭배하는 집단의 문헌을 총칭하는 말이다.

 

탄트라 문학에선, 해탈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필요한 정신적이거나 신비한 힘을 의인화한 신(神)들을 노래하는 송가(頌歌)와 주문(呪文) 등이 많다. 물론 이 신(神)들은 속세에 속하는 존재들이지만 큰 힘을 가지고 있어서 명상의 대상으로는 훌륭한 목표가 된다.

 

탄트라불교는, 해탈이란 스승(guru)이 제자(chela)에게 직접 말로 가르치는 비전(秘傳)에 의하여만 얻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비의는 경전을 통해서는 결코 터득될 수 없다는 것이다. 수행에는 염불독송, 제례의식, 자아와 특정한 신성과의 일치를 위한 명상이라는 세가지 요가 행법이 시행된다.

 

서양에서는 만져지고 눈에 보이는 것이 중시된다. 동양에선 그와 더불어 들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말이 가지는 발음 중에는 신성(神性)에 해당되는 것이 있어서 반복해서 그 발음을 내면 신성이 현현한다고 믿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