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마지막 / 김영승 누가 내 옆구리를 곡괭이로 콱 찍었다고 해보자. 갈빗대 서너 개가 부러져서 근육을 뚫고 삐져나오고, 한때는 죽은 짐승의 시체와 죽은 식물의 잎새로 채워졌던 나의 내장이 주르르 흘러나왔다고 해보자. 그리하여 시뻘겋게 부릅뜬 내 두 눈은 튀어나올 듯이 이글거리고, 태어나서 한 번도 내보지 못.. 명상 2009.06.14
[스크랩] 특별한 것을 말하려 말라…여백 많아도 독자는 안다 - 하이쿠 詩 하이쿠 시인 마츠오 바쇼 특별한 것을 말하려 말라…여백 많아도 독자는 안다 고요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퐁당' 일본 정형시 하이쿠(俳句)를 이야기할 때 흔히 언급되는 시다. 이 시의 지은이가 마츠오 바쇼(1644∼1694)다.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하이쿠 시인이며 하이쿠를 문학의 한 장르.. 명상 2009.06.14
無 꽃 진다고 슬퍼할 일 아니고 낙엽 진다 아파할 일 아니다 봄 햇살 닿으면 꽃은 피고 초록바람 스미면 잎은 푸르다 사부작 사부작 지는 꽃이여 한번 피고 한번 지면 한 줌 흙으로 바람결에 묻어 사라지네 흔적 없다 서러워할 일 아니다 남겨둘 것 없고 남아있는 것 없다 비워서 새털 되면 냇물로 바람으.. 명상 2009.06.14
춘망사 春望詞 其一 花開不同賞(화개불동상) 피어도 함께 바라볼 수 없고 花落不同悲(화락불동비)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네 欲問相思處(욕문상사처)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나 花開花落時(화개화락시) 꽃 피고 꽃이 지는 때에 있다네. 其二 攬草結同心(남초결동심)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을 지어 .. 명상 2009.06.09
소박한 밥상 일상의 풍요로움은 욕심 그릇을 비워서 채우고 자신의 부족함은 차고 매운 가슴으로 다스리되 타인의 허물은 바람처럼 선들선들 흐르게 하라. 생각은 늘 희망으로 깨어있게 손질하고 어떤 경우도 환경을 탓하지 말며 결코 남과 비교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 미움은 불과 같아 소중한 인연을 재로.. 명상 2009.06.02
굽이 돌아 가는 길 -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 보다는 휘어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 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 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 하지 마십시요 돌아서지 마십시요 삶은 가는 것입니.. 명상 2009.05.29
너를 위한 노래 4/신달자 바람부는 겨울 새벽 역두에 나가고 싶다 쫒겨난 여자처럼 머리카락을 날리며 긴 코트의 주머니에 두손을 찌르고 느린 걸음으로 역두를 서성이고 싶다 그대여 그런 날 새벽에 우연히 널 만날 수는 없을까 나는 수없이 뒤를 돌아보며 약속없는 너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내가 탈 기차를 보내고 그 다음.. 명상 2009.05.07
단시조 '눈오는 아침' ‘눈오는 아침’ 이 아침 내리는 눈으로 세상은 온통 환해 떨어뜨릴 잎도 없는 겨울 나무 그가 되어 내 중심 들여다보며 눈과 귀를 씻습니다 - 김민정- 명상 2009.05.01
시조 '望山記' 망산기(望山記) 살아도 또 살아도 인생은 외로움이랴 저 산도 세월이 많아 저리 지쳐 누웠는데 十月嶺 억새풀만큼 내 백발도 피었고나. -정완영,‘망산기(望山記) 첫수- 명상 2009.05.01
시조 '고향생각' 고향생각’ 오솔길 갑사 댕기 서러워도 달은 뜨네 꽃가마 울고 넘는 서낭당 제 철이면 생각다 생각다 못해 물이 들던 도라지꽃 -백수 정완영- 고려의 문신 김부식이‘버들잎은 천개의 실처럼 푸르고 복사꽃은 만개의 점처럼 붉다.(柳色千絲綠 桃花滿點紅)라고 한 시(詩)를, 죽은 정지상이 꿈에 나타나 .. 명상 2009.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