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香

육조 단경 신수대사와 혜능의 게송

똥하 2011. 5. 5. 01:10

육조 단경 신수대사와 혜능의 게송

身是菩提樹

心如明鏡台

時時勤拂拭

勿使惹塵埃

몸은 깨달음의 나무요

마음은 밝은 거울바탕일세

때때로 털고 부지런히 닦아서

먼지 끼거나 때 묻지 않도록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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菩提本無樹

明鏡亦非臺

本來無一物

何處惹塵埃

깨달음에 본래 나무가 없고

밝은 거울 또한 틀이 아닐세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느 곳에서 먼지 끼고 때가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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悟法傳衣 第一

 

그 때 조사께서 보림사에 이르니 소주자사(韶州刺史) 위거가 관료들과 함께 산에 올라 조사를 대범사(大梵寺) 강당으로 모시어, 대중을 위해 인연을 열고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해 주시기를 청하였다. 조사께서 자리에 오르자 위자사와 관료 30여명, 유가의 선비 30여명과 비구, 비구니, 불심이 깊은 속인 천여 명이 동시에 예배드리고 법문을 듣고자 원하였다.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이여, 이 마음을 온전히 깨끗이 하여 마하반야바라밀을 생각하라.

조사는 양구(良久)하신 후에 다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선지식이여, 보리 자성이 본래 청정하니 이 마음만 그대로 쓰면 곧바로 부처를 이루리라.

선지식이여, 이제 혜능의 내력과 법 얻은 사연을 들어보라. 나의 선친은 본관이 범양으로, 영남으로 내려가 신주(新州) 백성이 되었는데, 이 몸이 불행하여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시고, 늙은 어머니만 홀로 남게 되었노라.

그 뒤 남해로 집을 옮겼으나 가난한 살림에 쪼들려서 장터에 나가 땔나무를 팔아 지내게 되었다. 하루는 한손님이 나무를 사서 객점(客店)에 배달시키므로 나무를 날라주고 돈을 받아 문을 나서다가 객점에 있던 한 객이 경 외우는 것을 들었다. 혜능이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應無所住 而生其心라는 구절을 한 번 듣고는 곧 마음을 깨달아 다가가서 물었다.

손님이 외우는 경이 무슨 경입니까?

금강경입니다.

어느 곳에서 오셨는데 이 경전을 갖고 계십니까?

나는 기주 황매현 동선사( 州 黃梅縣 東禪寺)에서 왔습니다. 그 절에는 오조 홍인대사(弘忍)가 계시면서 중생들을 교화하시는데 그 문하인이 천 명이 넘습니다.

나도 거기 가서 예배하고 이 경을 설하심을 듣고 받아 왔습니다. 대사께서는 스님이나 속인들에게 항상 권하시기를, <다만 금강경만 수지하면 곧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루리라>고 하셨습니다.

혜능이 이 말을 듣고 나니 그 손님과 숙세의 인연이 있었던지 나에게 은 열냥을 주어 늙으신 어머님의 옷과 양식을 충당케하고 곧 황매에 가서 오조를 예배케 하였다. 혜능이 이에 어머니를 편히 모시고 하직한 뒤에 30여 일이 채 못되어 황매에 이르러 오조께 예배드리니 오조께서 먼저 물으셨다.

너는 어디 사람이며 무엇을 구하고자 하는가?

제자는 영남 신주 사람인데 멀리 와서 스님께 예배드리옴은 오직 부처를 구할 뿐이지 다른 것은 없나이다.

네가 영남사람이면 오랑캐인데 어찌 부처가 될 수 있겠는가.

사람은 비록 남과 북이 있지만 불성(佛性)에는 남·북이 없는 것이니, 오랑캐의 몸은 화상과 같지 않사오나 불성에야 어찌 차별 이 있사오리까.

오조께서 더 말씀하시려다가 주위에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보시고 <나가서 대중을 따라 일이나 하라>고 하시기에 혜능이 여쭈었다.

화상께 여쭈옵니다. <저의 마음에 항상 지혜를 내어 자기 성품을 떠나지 않는다면 이것이 곧 복전(福田)>인데, 화상께서는 어떤 일을 하라시는 것입니까?

저 오랑캐의 근성이 제법 날카롭구나. 이제 잔소리 그만하고 방앗간에 가서 일이나 해라.

 

혜능이 물러나와 후원에서 어느 행자가 시키는대로 장작패고 방아찧기 여덟 달이 조금 지났는데, 어느 날 오조께서 문득 찾아와 말씀하셨다.

네 소견이 쓸 만하다고 생각했지만 나쁜 사람이 너를 해칠까 두려워 더 말하지 않았는데 네가 그 뜻을 알았느냐?

제자도 역시 스님의 뜻을 짐작하였기에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하려고 스님 계신 당() 앞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오조께서 어느 날 문인들을 다 불러 놓고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들에게 이르노라. 세상사람들은 죽고 사는 일이 큰일인데, 너희들은 종일토록 단지 복전(福田)을 구하고 생사의 고해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구나.

자기의 성품에 미혹하다면 어찌 복으로 생사를 벗어날 수 있겠는가. 너희들은 각기 돌아가서 스스로의 지혜를 보아 자기 본마음의 반야성품을 취하여 게송을 하나씩 지어서 나에게 가져오라.

만일 큰뜻을 깨달았으면 그에게 가사와 법을 전하여 여섯 번째의 조사로 삼으리니 어서 속히 돌아가서 지체하지 말라. 생각으로 헤아린다면 맞지 않으리라. 견성한 사람은 언하(言下)에 곧 보는 것 이니 만약 이와 같은 사람은 칼을 들고 싸움터에 나가더라도 또한 볼 수 있느니라.

고덕이 이르기를 "칼을 휘두르는 싸움터에 비유한 것은 상황의 여하 약하를 묻지 않는다는 뜻이니 이 비유는 힘을 얻은 사람이 임기응작(臨機應作)하는 것을 말함이요, 결코 언구(言句)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하였다.

 

대중들이 분부를 받고 물러나서 서로 쑤군거리며 말하기를,

우리들은 구태여 마음을 맑히고 뜻을 내어 게송을 지을 필요도 없다. 화상께 지어 바친다 해도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신수상좌가 현재 교수사(敎授師)이시니 반드시 그 분이 법을 받을 것이다. 우리들이 부질없이 게송을 지어 봐야 마음만 헛되게 수고할 따름이다." 하였다.

 

모두 이 말을 듣고 마음을 쉬면서 말하였다.

우리들은 이다음에 신수대사에게 의지하면 될텐데 어찌 번거롭게 게송을 짓겠는가.

 

신수는 생각했다.

<여러 사람이 게송을 바치지 않는 것은 내가 저들의 교수사(敎授師)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마땅히 게송을 지어서 화상께 바쳐야겠다. 게송을 바치지 않는다면 화상인들 어떻게 내마음속 견해의 깊고 얕음을 아시겠는가. 내가 게송을 바치는 뜻이 법을 구하는 것이면 옳지만 조사의 자리를 구하는 데 있다면 옳지 않은 일이니 성인의 자리를 뺏으려는 범부의 마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러나 만약 게송을 바치지 않는다면 끝내 법을 얻지 못할 것이니 어렵고 어려운 일이로다.>

 

오조께서 계시는 당() 앞에 복도 세칸이 있는데 그 벽에 공봉(供奉)을 맡은 노진을 청하여 능가경 변상(變相)과 오조 혈맥도(五祖血脈圖)를 그리게 하여 전해 내려가며 여러 사람에게 공양케 하려 하였다.

신수가 게송을 지어서 이것을 바치려고 여러 번 조사당 앞에까지 갔으나 마음이 두근거리고 온몸에 땀이 흘러 그냥 돌아서기를 나흘 동안 열세 번이나 되풀이하였을 뿐 바치지 못하였다.

이윽고 신수는 생각하기를,

<차라리 저 복도에 이것을 써 붙여 화상께서 지나시다가 보도록 하는 것이 낫겠다. 만약 좋다고 하시면 곧 나가서 예배드리고 제가 지은 것이라고 하고, 만약 덜 되었다 하시면 산중에서 헛되이 수년 간을 남의 공경만 받았을 뿐 무슨 도를 닦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고 그날 밤 삼경에 아무도 모르게 등불을 밝혀 들고 남쪽 복도 벽 사이에 게송을 써 놓아 마음의 소견을 나타내었다.

 

몸은 깨달음의 나무요 身是菩提樹

마음은 밝은 거울바탕일세 心如明鏡台

때때로 털고 부지런히 닦아서 時時勤拂拭

먼지 끼거나 때묻지 않도록 하세 勿使惹塵埃

 

신수가 게송을 써 놓고 가만히 자기방에 돌아갔으므로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신수는 생각하였다.

<오조께서 내일 보시고 기뻐하시면 내가 법과 인연이 있는 것이지만, 아직 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하시면 내 스스로 어리석은 것이니 숙세의 업장이 두터워서 법을 얻지 못하는 것이라, 성인의 뜻은 헤아리기 어렵도다.>

 

방안에서 이런 저런 생각으로 앉으나 서나 불안하였는데 어느덧 오경(五更)이 되었다.

오조께서는 이미 신수가 아직 자성을 깨닫지 못하여 도문(道門) 안에 들어오지 못했음을 아셨다. 날이 밝자 노공봉을 불러 남쪽 복도 벽 사이에 그림을 그리게 하려 하시다가 문득 그 게송을 보시고 공봉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그림이 필요없게 되었다. 멀리 오느라고 수고했구나. 경에 말씀하시기를, 무릇 모습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다凡所有相 皆是虛妄하셨으니 이 게송만 남겨서 사람들과 함께 수지하게 하라. 이 게송에 의지해서 닦으면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큰 이익이 있으리라.

그리고 문인들에게 향을 피워 예경케 하고이 게를 열심히 외우면 곧 견성하게 되리라." 하셨다. 문인들이 그 게를 외우며 훌륭하다고 찬탄하였다.

 

그날 삼경에 오조께서 신수를 조사당으로 불러 물으셨다.

게송은 네가 지은 것이냐?

제가 지은 것은 사실이지만 감히 조사의 자리를 바란 것은 아닙니다. 원컨대 스승께서는 자비로 보아 주소서. 저에게 조그마한 지혜라도 있는 것입니까?

네가 지은 이 게송은 본성을 본 것이 아니며, 다만 문 밖에 이르렀고 문 안에는 들지 못한 것이다. 이와 같은 견해로는 <위없는 깨달음>을 아무리 찾는다 해도 끝내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위없는 깨달음이란 모름지기 언하에 곧 자기의 마음을 알고, 자기의 성품을 보아 얻는 것이다.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아니하여 언제나 생각생각이 만법(萬法)에 막힘이 없음을 스스로 보는 것이니, 하나가 참되매 모든 것이 참되어 만가지 경계가 스스로 여여(如如)하니 이 여여한 마음이 진실이요, 이렇게 본다면 이것이 곧 위없는 깨달음의 자성이다.

너는 나가서 하루 이틀 더 생각하여 다시 게송을 지어 나에게 보이라. 너의 게송이 만약 문에 들어왔으면 네게 가사와 법을 전할 것이다.

 

신수가 절하고 물러나와 며칠이 지났지만 게송을 짓지 못하고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마음이 어지럽고 불안하여 앉고 움직임이 편치 못하였다.

 

다시 이틀이 지났을 때 한 동자가 방앗간 앞을 지나면서 외우는 게송을 혜능이 한번 듣고는 이 게송이 아직 본성을 보지 못한 것임을 바로 알았다. 혜능이 비록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으나 일찍이 그 대의(大意)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동자에게 물었다.

외우는 게송이 무엇인가?

이 오랑캐야, 그것도 모르는가. 큰스님이 말씀하시기를, <세상 사람들에게는 나고 죽는 일이 큰 것이다. 이제 가사와 법을 전하고자 하니 문인들은 게를 지어 오라. 만약 대의를 깨달았으면 곧 가사와 법을 전하여 육조로 삼으리라>고 분부하셔서 신수상좌가 남쪽 복도벽 위에 무상게(無相偈)를 써 놓으셨는데 큰스님께서 사람 들에게 이 게송을 모두 외우게 하시고 <이 게송을 의지하여 닦으면 악도에 떨어짐을 면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또한 이 게송을 잘 외워서 내생의 인연을 맺어 함께 부처님의 땅에 태어나고자 한다. 상인(上人)이여, 내가 방아를 찧은 지 여덟 달이 지났지만 아직 조사당 앞에 가본 적도 없으니, 바라건대 상인은 나를 인도하여 그 게송 앞에 예배드리게 해달라.

 

동자가 게송 앞에 인도하여 예배토록 하니, 혜능이 말하기를 "나는 문자를 알지 못하니 상인은 읽어 주시오." 하였다.

그 때 강주 별가를 지낸 장일용이란 사람이 소리 높혀 읽어 주었다. 혜능이 다 듣고 나서 말하였다.

나도 게송을 하나 지어볼 테니 별가는 써 주십시오.

오랑캐야! 네가 다 게송을 짓겠다니 희유한 일이구나.

혜능이 별가에게 말하였다.

위없는 깨달음을 배우는 데 처음 들어온 사람을 가볍게 대하지 마십시오. 아무리 둔하고 낮은 사람일지라도 밝고 높은 지혜가 있을 수 있고, 밝고 높은 사람이라도 어리석을 수가 있는 법인데,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은 한량없고 끝없는 죄가 됩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게를 외우라. 내가 그대를 위해 써 주리라.

그대가 만약 법을 얻으면 모름지기 나부터 먼저 제도해 다오.

부디 이 말을 잊지 말라.

 

혜능이 게송을 외웠다.

깨달음에 본래 나무가 없고 菩提本無樹

밝은 거울 또한 틀이 아닐세 明鏡亦非臺

본래 한물건도 없는데 本來無一物

어느 곳에서 먼지끼고 때가 일까? 何處惹塵埃

 

게송을 다 써 놓으니 온 대중이 모두 놀라, 탄식하고 의아해 하며 서로 말하기를 <기이한 일이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알 수 없구나. 얼마나 오랫동안 육신보살(肉身菩薩)을 부렸던가> 하였다.

오조께서 대중들이 놀라고 괴이하게 여기는 것을 보고 누가 해칠까 염려하여 드디어 신발로 그 게송을 문질러 없애고 <이것 역시 성품을 보지 못한 글이다> 하니 대중들이 모두 의심을 쉬게 되었다.

다음날 오조께서 가만히 방앗간에 와서 혜능이 허리에 돌을 달고 방아찧는 것을 보셨다.

도를 구하는 사람이 법을 위해 몸을 저버리는 것爲法忘軀이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리라. 쌀이 익었느냐?

쌀이 익은 지 이미 오래이오나 아직 키질을 못했습니다.

 

오조께서는 주장자로 방아를 세번 내리치시고 돌아가셨다.

혜능은 곧 조사의 뜻을 알아차리고, 그날밤 삼경에 방장실로 들어가니 오조께서는 가사로 둘레를 막아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하고금강경을 설하여 주셨는데,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應無所住 而生其心라는 구절에 이르러 혜능이 크게 깨닫고, 모든 만법이 자기의 성품을 떠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드디어 오조께 말씀드렸다.

 

자성이 어찌 본래 스스로 깨끗함을 알았으리까?

자성이 어찌 본래 생멸하지 않음을 알았으리까?

자성이 어찌 본래 스스로 갖추어짐을 알았으리까?

자성이 어찌 본래 스스로 흔들림없음을 알았으리까?

자성이 어찌 능히 만법을 내는 줄 알았으리까?

 

오조께서는 혜능이 성품을 깨달았음을 아시고 곧 대장부·인천의 스승·부처님이라고 이름하셨다. 삼경에 법을 받으니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하여 돈교(頓敎)와 가사와 발우를 전하시면서 말씀하셨다.

네가 이제 6대조가 되었으니 잘 보호하고 지켜서 널리 중생을 제도하여 앞으로 끊어짐이 없도록 하라.

내 게송을 들으라.

 

유정이 와서 씨를 뿌리니 有情來下種

땅을 인해 열매가 도리어 나네 因地果還生

무정은 이미 씨앗 없으니 無情旣無種

성품도 없고 태어남도 없노라 無性亦無生

 

오조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옛날 달마대사가 처음으로 이 땅에 오셨을 때 사람들이 믿지 않으므로 이 가사를 전하여 믿음의 바탕을 삼으심에 대대로 전해 내려온 것이니라. 법이란 마음으로 마음에 전하여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알게 하는 것이다.

옛부터 부처와 부처가 오직 본체를 전하셨고, 조사와 조사가 은밀히 본심을 전하셨다. 이제 이 가사는 서로 다투는 조건이 되기 쉬우니 너에게서 그치고 전하지 말라.

만약 이 가사를 전한다면 목숨이 실에 달린 것처럼 될 것이다. 너는 속히 떠나도록 하라. 남이 너를 해칠까 두렵노라.

어디로 가면 좋겠습니까?

()자가 든 지방을 만나면 머무르고, ()자 든 곳에 가면 숨으라.

혜능이 삼경에 의발을 받아 지니고 말씀드렸다.

혜능은 원래 남중사람이라 이곳 산길을 알지 못하오니 어떻게 강가에까지 나아가야 할런지 모르겠습니다.

너는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를 바래다 주리라.

하시고 함께 구강(九江) 나루터에 이르니 한 척의 나룻배가 있었는데 오조께서 혜능을 배에 오르게 하시고 친히 노를 잡고 배를 저으셨다.

혜능이 말씀드렸다.

원컨대 스승님께서는 앉아 계십시오. 노는 제자가 젓겠습니다.

아니다. 마땅히 내가 너를 건네 주리라.

깨닫지 못했을 때는 스님께서 건네 주셨으나 깨닫고 나서는 스스로 건너는 것입니다. 건넌다는 말은 비록 한가지이나 쓰임새는 같지 않을 것입니다.

혜능이 변방에 태어나서 말조차 바르지 못하더니 스님의 전법을 받아 이미 깨달았사오니 다만 자성에 계합하여 스스로 건널 뿐입니다.

그렇다. 앞으로 불법이 너로 말미암아 크게 일어날 것이다. 네가 떠난지 3년 뒤에 나는 세상을 떠날 것이니 너는 지금 어서 남방으로 가거라. 힘써 남으로 향하되 속히 법을 설하지 말지니 불법의 난이 일어나리라.

 

혜능이 오조스님과 하직하고 남쪽으로 계속 걸어서 두달 반만에 대유령(大庾嶺)에 이르렀다.

오조께서 돌아가시어 여러 날을 상당(上堂) 하지 않으시니 대중이 의심이 들어 여쭈었다.

"화상이시여, 어디 환후라도 계십니까?"

"병은 없다. 가사와 법이 으로 갔느니라."

"누구에게 전하셨습니까?"

"한 자가 얻었느니라." 대중이 곧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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