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과거불 집착말고 현재불 찾아라

똥하 2010. 2. 13. 15:25

불자언무생(佛自言無生)인데 여하망설불생가비라(如何妄說佛生迦毘羅)며 불자언무멸(佛自言無滅)인데 여하망설불멸구시라(如何妄說佛滅拘尸羅)오.
 
 
 
 
 
 
부처님께서 남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망령되게 부처님이 가비라국에서 탄생하셨다고 하며 부처님께서 멸함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망령되게 부처님이 구시라국에서 열반하셨다고 하는가. 약언불유생(若言佛有生)이면 낙상견(落常見)이요 약언불유멸(若言佛有滅)이면 낙단견(落斷見)이라. 만일 부처님이 나셨다고 하면 상견에 떨어지고 만일 부처님이 돌아가셨다고 하면 단견에 떨어지리라. 약언여래(若言如來)가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 하면 천불(千佛)이 출세(出世)라도 영불성불(永不成佛)하리라. 만일 부처님이 나지도 않고 돌아가시지도 않는다고 한다면 천불이 출세해도 영영 성불하지 못할 것이다. 여하즉시(如何卽是)오 위음왕불(威音王佛) 출세전(出世前)에 절각니우설리안(折角泥牛雪裡眼)이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꼬 위음왕부처님이 나기 전에 뿔 꺾인 소가 눈 속에서 잔다 하리라. 오늘 대중은 과거불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 몸 속에 있는 현재불을 찾으라 대중은 옷 입을 때 옷 입는 생각 외에 다른 생각하지 말고 밥 먹을 때 밥 먹는 생각 외에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 이렇게 오래 오래 공부하면 화두밖에 다른 망상이 없어 부처 되고 조사 되는 것이 세수하다 코 만지는 것처럼 쉬울 것이다. 이 말 뿐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이라고 해서 사방에서 법문을 해달라고 하지만 이 말밖엔 달리 할 말이 없어요. 과거불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 몸 속에 있는 현재불을 찾으라는 말속에 모든 것이 들어 있거든. 그렇다면 스스로 한번 해봐야 맛을 보지 않겠소? 그런데 온통 말뿐이고 스스로 길을 찾으려 하지 않으니 그것이 문제야. 참다운 인간성을 회복하도록 일러주시는 분이 부처님인데 지금 불교는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불교 믿으면 계급도 올라가고 회사도 잘 된다느니 본질과는 거리가 먼 얘기들로 온통 떠들썩합니다. 물론 중생들을 이끌기 위한 방편으로 그런 사탕발림이 조금 있을 수도 있겠지만 실은 그게 다가 아니거든. 그런데 그것이 다 인줄 알고 공부를 안 하고 공부를 안 하니 길도 없고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요. 자다가 남의 다리 긁을 것 없이 ‘자기 몸 속에 있는 현재불을 찾아라!’라는 말뜻을 깊이 새기며 실천해야 합니다. 이 말의 뜻은 ‘스스로가 정리할 줄 알아라’ 이 말입니다. ‘분명하게 앞뒤를 살필 줄 알아라’ 이 말이지 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만 생각해 보세요. 칼 가는 사람이 칼을 보고 칼을 갈아야 되겠는지 아니면 먼 산을 보고 갈아야 칼이 잘 갈리겠는지? 차를 운전하든지 걸어 다니든지 똑같습니다. 발바닥이 땅에 닿는 것을 아는 사람과 핸들을 잡고 좌우를 잘 살펴서 아는 사람은 실수가 없습니다. 헛디디지를 않는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 밥 먹을 때는 밥 먹는 것 외에는 생각하지 말고 옷 입을 때는 옷 입는 것만 생각하고, 운전할 때는 운전하는 그 놈을 명명백백하게 알면 되는 것입니다.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 법문만 들어서는 소용이 없어요. 프랑스 유명 잡지사 편집장이 틱낫한 스님에게 취재를 부탁하자, 틱낫한 스님은 곧바로 취재에 응하지 않고 일주일동안 함께 머물며 똑 같이 수행해본 후에 대화를 나누자고 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스스로 체험해보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오늘날까지 부처로서 변함 없이 이어져왔다는 것을 알기 위해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밥은 오래 씹을수록 맛이 있고 한가지라도 자꾸 되씹다보면 나라는 존재성, 내 갈 길을 내가 찾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엔 내 갈 길은 내가 찾게 되는 것이지 남이 만들어주는 게 아닙니다. 남에게 의지할 수록 자꾸 멀어져 갑니다. 죽자살자 내가 개척한다 하고 가면 빠른 길을 개척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처님께서 6년 동안 고행하면서 길을 찾아가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부처님이 어떤 분이고 어떤 가르침을 남기신 분인지에 살펴 보고 그 길을 따르려 더욱 노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으로 부처님 오신 뜻을 새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부처님오신날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돼 있어요. 내가 이 말을 해서 당장 밥 한그릇 못 얻어먹고 쫓겨나더라도 한마디 해야겠어요. 지금 한국의 부처님오신날은 꼭 지 애비, 지 할애비 생일 팔아먹는 형국입니다. 등 다는 것만 해도 아무 스님이 계시는 절에 내가 대접을 위해서라도 한 등을 올려야 안 되겠나 하니 그게 어디 공덕이 있겠습니까? 정녕 부처님 생일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해야 되겠다 싶으면 신도들한테 정성껏 등을 만들어서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리도록 하면 됩니다. 등을 내주면서 돈을 받는 것보다는 바르게 만들든 엉터리로 만들든지 신도들이 직접 만들어서 부처님 전에 성의 있게 올리는 정성을 가르쳐야 합니다. 꺼지지 않는 정성의 등불, 마음의 등불을 밝히도록 이끌어주는게 스님들의 할 일입니다. 모진 비바람에도 꺼지지 않았던 빈자일등(貧者一燈)의 가르침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오늘만 살려고 생각하지 말아라 이 말입니다. 내일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잖아요? 오늘이 분명해야 내일도 분명해 집니다. 그러니 오늘이 똑똑치 못하면 내일도 그렇게 몰고 간다 이 말입니다. 사월 초파일은 부모 생일날과 같은 날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은 부처님 생일이니 우리 함께 즐겁게 지내면서 부처님 오신 참뜻을 새겨야 합니다. 그러니 돈이 없으면 주지스님이 어디 가서 탁발해다가 신도들을 먹이면 좀 어떻습니까? 내가 스님 된 것도 부처님 덕인데 아무리 우리 절이 가난하고 어렵더라도 나한테 찾아오는 신도들 내가 밥 한끼라도 따뜻하게 대접해 드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처님은 이러한 어른이다’ 하는 말을 들려줘야 합니다. 그런데 등 값은 얼마나 들어왔나 따지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어요. 이런 소리하면 ‘저 스님이 남의 밥통 다 깨네’ 하고 야단들일 겁니다. 하하하! 의식을 바꿔야 됩니다. 의식이 깨어나야 변화가 옵니다. 달라이라마가 노벨평화상을 받았을 때 받은 상금 전액을 아프리카에 주겠다고 했어요. 그러니 기자들이 “당신네도 나라를 빼앗기고 난민들이 많은데 왜 아프리카에 주느냐?”고 질문을 했더니.“당신이 생각해 볼 때 세상에서 가장 급한 게 무엇이겠습니까?” 지금 이 시점에서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먹는 문제입니다. 굶주린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일처럼 급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 나라 난민이 많다고 하지만 굶어 죽어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프리카는 바로 지금 내가 이야기하는 이 시간에도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 상금을 아프리카로 돌리는 것이 이 상을 제정하고 상금을 주는 취지에 합당한 것입니다.” 이 정도는 돼야 합니다. 부처님은 분명 인간이었습니다. 그 리고 우리도 다 인간 아닙니까? 절대 남의 힘 빌리지 말고 인간의 자리를 찾으라 하는 겁니다. 스스로의 힘만으로도 충분히 된다고 부처님께서 길을 보여주셨으니 지옥이니 극락이니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 그만하고, 인간의 기본을 새롭게 하고 의식을 새롭게 하는 일을 시작해 보자는 말입니다. ‘오래 된 길’의 비유를 들어 말한다면 부처님께서는 다만 ‘오래 된 길’을 발견하여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그 길을 정비하시어 사람들을 가게 하신 분입니다. 인간들의 무지몽매한 의식을 일깨워 인간 정신의 황무지에서 탐욕을 갈아엎고 어리석음을 뽑아 내어서 거기에다 씨 뿌릴 준비를 마친 분입니다. 대지를 경작하는데도 적당한 비와 햇볕과 때에 맞는 거름, 제초작업이 필요하듯이 인간 정신의 경작도 그와 같아요.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잘 지켜보고 악을 막는 일과 선을 향상시키는 일을 해 나가야 합니다. 결국 나쁜 버릇을 없애고 좋은 생활 습관을 길러 나가는 것이 계의 기본 정신입니다. 무릇 불교인들은 낡은 의식을 일깨워 늘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그러면 매일 매일이 부처님 생일이요, 우리의 생일입니다./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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