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글

추일무상(051105)

똥하 2010. 1. 3. 02:03

-이배동의 부음에 부쳐-

 

친구의 부음을 받고

가을 뜨락에 서다

 

벌써 우리에게도

떠나야 할 계절은 왔는가

 

오후의 맑은 햇살이

황금빛 나뭇잎위에서

초등학생 해맑은 미소로 빛난다

 

따스한 햇살과

뭇 동료잎들의 노란 작별속에

떨어지는 가을 낙엽처럼

 

저녁햇살 비켜드는 교정

같이 놀던 친구들을 뒤로하고

 

노란 버람나무잎이 갈채하는

과수원길을 따라

너는 돌아가거니

 

곧 가을은 가고 삭풍이 불면

나뭇가지에서 떨고 있을 이파리

 

꽁꽁 언 땅위에 떨어져

찬바람에 이리저리 몰려다닐

서글픈 유랑 

 

빛나는 계절에  

떠나는 슬픔도 축복이다.

 

남겨진 자에게

이 빛나는 가을은

가슴저미는 아픔이다

 

떨어진 낙엽위에

노란 미소로 손을 흔들며

차라리 너는 나를 전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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