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동의 부음에 부쳐-
친구의 부음을 받고
가을 뜨락에 서다
벌써 우리에게도
떠나야 할 계절은 왔는가
오후의 맑은 햇살이
황금빛 나뭇잎위에서
초등학생 해맑은 미소로 빛난다
따스한 햇살과
뭇 동료잎들의 노란 작별속에
떨어지는 가을 낙엽처럼
저녁햇살 비켜드는 교정
같이 놀던 친구들을 뒤로하고
노란 버람나무잎이 갈채하는
과수원길을 따라
너는 돌아가거니
곧 가을은 가고 삭풍이 불면
나뭇가지에서 떨고 있을 이파리
꽁꽁 언 땅위에 떨어져
찬바람에 이리저리 몰려다닐
서글픈 유랑
빛나는 계절에
떠나는 슬픔도 축복이다.
남겨진 자에게
이 빛나는 가을은
가슴저미는 아픔이다
떨어진 낙엽위에
노란 미소로 손을 흔들며
차라리 너는 나를 전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