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향기

[스크랩] 이율곡

똥하 2009. 10. 15. 18:04
 偶吟  우음     우연히 읊다
                                         栗谷   율곡(李珥)  1536~1584

 
風月養我情   풍월양아정   바람과 달은 나의 情感 키우고
煙霞盈我身   연하영아신   안개와 노을은 나의 몸을 충만케 한다

 
子長吾所慕   자장오소모   子長는 그리워 하는 사람
悅卿吾所親   열경오소친   悅卿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

 
非探山水興   비탐산수흥   山水의 흥취를 찾는 것이 아니라
聊以全吾眞   료이전오진   나의 참된 마음을 온전하게 하고자 함이다

 
物我合一體   물아합일체   사물과 내가 一體가 되니
誰主誰爲賓   수주수위빈   누가 주인이고 누가 客 인가

 
湛湛若澄潭   담담약징담   깊음은 맑은 못과 같고
肅肅如秋旻   숙숙여추민   고요하기는 가을 하늘과 같다

 
無憂亦無喜   무우역무희   근심도 없고 기쁨도 없으니
此境人難臻   차경인난진   이러한 경지에 사람이 이르기는 어렵다

 


                    花石亭     화석정  
    
 
林亭秋已晩    임정추이만  숲속의 정자에 가을이 이미 지나가니
騷客意無窮    소객의무궁  취해 떠드는 나그네의 뜻은 끝이 없다 

 
遠水連天碧    원수련천벽   멀리 강은 하늘에 잇닿아 푸르고
霜楓向日紅    상풍향일홍  서리 내린 단풍나무는 해빛을 받고 빨갛다 

 
山吐孤輪月    산토고륜월  산은 외로운 달을 토해내고 
江含萬里風    강함만리풍  강은 말리 멀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머금었다

 
寒鴻何處去    한홍하처거   추운 날, 기러기 어디로 날아 가는가
聲斷暮雲中    성단모운중  기러기 울음소리, 夕陽속으로 사라진다

 

 

 

             浩然亭見月  호연정견월   호연정에서 달을 보며
    

 
天放空疎客   천방공소객   하늘이 쫓아낸 쓸쓸한 나그네
逍遙江上山   소요강상산   강 위의 산을 소요한다
登臨夕陽盡   등림석양진   올라와 바라보니 석양은 지고
月出海雲間   월출해운간   바다구름 사이로 달이 떠오른다

 

 

 

            梅梢明月  매초명월    매화 가지 끝의 밝은 달 
    
 
梅花本瑩然   매화본영연   매화는 본래부터 환히 밝은데
映月疑成水   영월의성수   달빛이 비치니 물결 같구나


霜雪助素艶   상설조소염   서리 눈에 흰 살결이 더욱 어여뻐
淸寒徹人髓   청한철인수   맑고 찬 기운이 뼈에 스민다

 
對此洗靈臺   대차세령대   매화꽃 마주 보며 마음 씻으니
今宵無點滓   금소무점재   오늘밤엔 한 점의 찌꺼기 없네

 

       

 

           求退有感  구퇴유감   세 번 상소하고 물러나기를 허락 받고서
    
 
行藏유命豈有人   행장유명기유인   벼슬에 나가고 돌아오는 것도 천명이지, 어찌 사람에 달렸으랴
素志會非在潔身   삭지회비재결신   본래의 뜻이 내 몸만 깨끗하게 하자는 것이 아니었네

 
여闔三章辭聖主   여합삼장사성주   대궐문에 세 번 상소하여 성스러운 님을 하직하고는
江湖一葦載孤身   강호일위재고신   강호 조각배에다 외로운 몸을 실었네

 
疎才只合耕南畝   소재지합경남무   재주가 못났으니 다만 밭을 갈기에 알맞은데
淸夢從然繞北辰   청몽종연요북진   맑은 꿈은 부질없이 북극성을 감도네

 
茅屋石田還舊業   모옥석전환구업   초가에 돌밭 옛 살림이 되어
半生心事不憂貧   반생심사불우빈   반평생에 가난 따위는 걱정도 않네

 

 

            山中     산중   산 속에서
                                          李珥    이율곡 1536~1584

 
採藥忽迷路   채약홀미로   약초 캐다 홀연히 길을 잃었네
千峯秋葉裏   천봉추엽리   봉우리마다 단풍 곱게 물들었는데
山僧汲水歸   산승급수귀   산에 사는 스님이 물길어 돌아간 뒤
林末茶烟起   임말다연기   숲 끝에 피어오르는 차 달이는 연기

 

 

 

               溪分峰秀    계분봉수
     

 
溪分泗洙派   계분사수파   시내는 사수가 흐르는 것 같고
峰秀武夷山   봉수무이산   산봉우리 무이산 보다 아름답다

 
活討經千卷   활토경천권   재산이라고는 천 권 경서와 몸담을 방 몇 간 뿐인데
行藏屋數間   행장옥수간   주고받는 얘기와 웃음은

 
襟懷開霽日   근회개제일   밝은 달이 가슴속까지 환하게 비치는 듯하여
談笑止狂란   담소지광란   설레는 이 가슴을 진정시켜 주노라

 
小子求聞道   소자구문도   선생을 찾아온 뜻은 도를 알고자 함이지
非偸半日閒   비투반일한   한가로이 놀러 다님이 아니 오리

 

 

 

           滿月臺    만월대 
      
 
下馬披荊棘   하마피형극   말에서 내려 가시밭길 이리저리 헤치며
高臺四望虛   고대사망허   높은 누대에 올라서 사면을 바라보니 허전하구나
雲山孤鳥外   운산고조외   구름 자욱한 산 속에서 외로운 새마저 날아가니
民物故都餘   민물고도여   백성 사는 옛 도읍은 황폐하기 그지없네
 


 

         土亭李之函送別詩     土亭 李之函 송별시 
    

難兄難弟摠淸流   난형난제총청류   형과 아우 모두 깨끗한 사대부인데
選勝移家占一區   선승이가점일구   좋은 곳 골라 집 옮기며 구역을 차지하였네


活計鼎條車不滿   활계정조거불만   살림살이라야 조촐하여 한 수레에 가득하지 않지만
塵紋間絶地偏幽   진문간절지편유   시끄러운 세속 멀리 떨어져 주위가 더욱 그윽하네

 
紫荊陰裏三間足   자형음리삼간족   붉은 가시나무 그늘 속에 초가삼간으로 만족하고
黃犢披邊二頃優   황독피변이경우   누런 송아지 언덕 가에, 두어 이랑 밭으로 넉넉하다니

 
何日得諧携手約   하일득해휴수약   다시 만나지는 약속은 어느 날이나 이루려나
春江佇立送扁舟   춘강저립송편주   봄날 강가에 우두커니 서서 조각배를 보낸다네

 

출처 : 송당보금자리
글쓴이 : 송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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