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향기

[스크랩] 歸雁 / 杜甫

똥하 2009. 10. 15. 17:49

서예세상에서 모셔왔습니다.

 

歸雁(귀안)

 

                                          두 보

 

   春來萬里客(춘래만리객) 봄에 와 있는 만 리 밖의 나그네는

   亂定幾年歸(난정기년귀) 난이 그치거든 어느 해에 돌아갈까?

   腸斷江城雁(장단강성안) 강성의 기러기

   高高正北飛(고고정북비) 똑바로 높이 북쪽으로 날아가니 애를 끊는구나.

 

  ◐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이 시는 두보가 53세 때 성도(成都)에서 지은 작품이다. 오언절구로 된 이 시는 기·승·전·결의

  4단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구(起句)에서는 나그네가 되어 봄에 이곳으로 온 자신의

  신세를 말하고, 승구(承句)에서는 언제나 고향으로 돌아가겠느냐고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전구(轉句)와 결구(結句)에서는 북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면서 고향 생각에 창자가

  끊어진다고 끝을 맺고 있는데 류두공부시언해(分類杜工部詩諺解) 중간본 권 17에 실려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기구에서 안녹산의 난으로 고향을 등지고 만리 밖 타향에서 유랑하던

  작자가 피난지인 성도에서 봄을 맞아 자신의 고독과 향수와 시국에 대한 한탄을 기러기에

  의탁하여 노래하였다. 승구에서 시인은 봄이라는 계절에서 남 모를 향수를 느끼고 이러한

  서글픈 정한을 철새인 기러기에 첩첩이 실어 읊고 있다. 고향을 등지고 만 리 밖 타향에 있는

  나그네는 몇 해가 지나야 전란이 평정되어 고향에 돌아갈 것인가 하고 한탄한 주제내용을

  담고  있다.

   전구에서 강가에 있는 성도성의 기러기는 철새인 기러기와 정처없이 유랑하는 나그네 신세인

  자신을 결부시킨다. 결구에서 작자는 하늘 높이 북쪽의 고향을 향하여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니,

  망향의 슬픔에 새삼 애끊는 심사가 북받쳐 달랠 길 없다는 뜻을 그려내고 있다.

  이 시의 묘미는 기구(起句)와 승구(承句)에서 작자의 감정을 직접 보여준 자기 심상의

  표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망향의 아픔을 언외(言外)로 투영시킨 전구(轉句)와 결구(結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북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는 바로 작자자신의 망향의 시심이 응축된

  매개물인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두보와 같이 바쁜일상에 쫒겨 마음의 고향을 상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계절이 우리로 하여금 마음속에 있는 고향을 생각나게 한다...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있는걸까...

 

  ◐ 두보(杜甫)

 

  두보(712~770)는 중국 성당(盛唐) 시기의 시인으로, 자는 자미(子美). 이백(李白; 701~762)과

  더불어 중국의 최고 시인으로 일컬어진다. '두릉(杜陵)의 포의(布衣)' 또는 '소릉(少陵)의

  야로(野老)'라고 자칭한 것은 장안(長安)의 남쪽 근교에 있는 두릉 땅에 두보의 선조가

  살았기 때문이다.

  만년에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郞)의 관직을 지냈으므로 두공부(杜工部)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의 시는 전란 시대의 어두운 사회상을 반영하여 사회악에 대한 풍자가 뛰어나며 만년의 작품은

  애수에 찬 것이 특징이다. 형식적 기교에 뛰어나고 유교적 현실주의를 표방하는

  시성(詩聖)이었다.

  한유(韓愈), 백거이(白居易) 등 한시(漢詩)의 대가(大家)들에게 선구적 입지를 인정받고

  1,400여 편 이상의 수작을 남겼다.

출처 : telechae
글쓴이 : 含閒커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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