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향기

[스크랩] 반달(詠半月)

똥하 2009. 10. 15. 17:47

서예세상에서 모셔왔습니다.

 

반달(詠半月)

 

 

                                             황진이(黃眞伊)

 

 

誰斷崑山玉(수단곤산옥)하여   누가 곤륜산 옥을 잘라

裁成織女梳(재성직녀소)오      직녀의 빗을 만들어 주었던고.

牽牛一去後(견우일거후)에      견우님 떠나신 뒤에

愁擲碧空虛(수척벽공허)라      시름하며 푸른 허공에 던져 놓았네.

 


[어구 풀이]

 

곤륜산(崑崙山) : 전설상의 높은 산으로 중국의 서쪽에 있으며, 옥(玉)의 생산지이다.

崑(산이름  곤)  裁 (마를  재)  織 (짤  직)  직녀(織女) : 견우직녀 설화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梳(얼레빗 소) 牽(끌견)  擲(던질 척) 碧(푸를  벽) *斷을 착으로, 一去를  離別로 한 본도 있다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오늘은 이별의 정한을 노래한 황진이의 반달을 소개한다. 이 시는 《대동시선(大同詩選)》에 실려있다. 작자인 황진이는 기녀였지만 석학이었던 서화담(徐花潭)과  송순(宋純) 등과 교류하면서 시문학적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1.2句에서는 작자의 섬세한 시적감각이 돋보인다. 곤륜산의  둥근옥을 잘라 반달모양의 빗으로  만들었다고  표현한다.  빗(梳)은 바로  여인들의 전유물이자 반달모양을 하고  있음에 착안한  것이다. 그 빗은 직녀의 빗이고  작자는 자신을 직녀라고 상정하고 있다.  서왕모가 살고 있는 곤륜산은 명산이자 옥이  많이 나기로 유명하기에 달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거기까지 펼치고 있다. 

 

 3.4句에서는 작자의 주관적 표현의지가 드러난다. 작자는 반달을 견우와  이별한 직녀가 하늘에 버린 상징물로 보고  있으며,  견우인  자신은 푸른 허공에 빗(달)을 던져두듯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한다.  즉 이별의 상징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시에서 작자는 반달을 통하여 자신의 허탈한 심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냄에 있어서 견우직녀의 고사를 인용하고, 곤륜산의 고사까지 당겨와서 달이 가지는 전설적 이미지에 자신의 감정을 부가하여 신선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반달을 보면서 이별의 정한을 표현한  작자의 솜씨에 감탄할 뿐이다.

 


[황진이]

 

조선의 시인 ·명기(名妓)로 일명 진랑(眞娘). 기명(妓名) 명월(明月). 개성 출생. 중종 때 진사의 서녀(庶女)로 태어났으나, 사서삼경을 읽고 시(詩)·서(書)·음률(音律)에 뛰어났으며, 출중한 용모로 더욱 유명하였다.

 

당시 10년 동안 수도(修道)에 정진하여 생불(生佛)이라 불리던 천마산(天馬山) 지족암(知足庵)의 지족선사(知足禪師)를 유혹하여 파계(破戒)시켰고, 당대의 대학자 서경덕(徐敬德)을 유혹하려 하였으나 실패한 뒤, 사제관계(師弟關係)를 맺었고, 당대의 일류 명사들과 정을 나누고 벽계수(碧溪水)와 깊은 애정을 나누며 난숙한 시작(詩作)을 통하여 독특한 애정관을 표현했다. 조선시조문학의 백미로 손꼽히는 시조 6수가 청구영언에 실려 전해온다.

 

서경덕 ·박연폭포와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로 불렸다. 작품으로 《만월대 회고시(滿月臺懷古詩)》《박연폭포시(朴淵瀑布詩)》《봉별소양곡시(奉別蘇陽谷詩)》등이 있다. 

 

*무더위가 절정인 여름밤 하늘에 반달이 걸려있습니다. 황진이의 이 시를 음미하시면서

 여름휴가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삼도헌 배상

출처 : telechae
글쓴이 : 含閒커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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