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있는 시

[스크랩] 다른 그리움에게

똥하 2009. 6. 8. 03:50

 

 

 

다른 그리움에게 - 이옥선

그리움에도 순서가 있을까
한 그리움이 손을 흔들며 걸어 나갈 때
다른 그리움은 이미 마음에 싹을 피운다.

미심적한 마음의 철창을 걷어내고
천천히 어두운 이력을 쓸어내며
밝은 햇살을 적당한 간격으로 세운다.

한 세월은 찬바람 쓸쓸한 그림자로
섬진강가 서성이는 산수유 노란 물결 못본 체
그대의 한숨처럼 빈 들을 돌아가는 안개 되고
세상을 떠도는 입소문이 어지럽다.

 



진심이 아닌 그리움은 빛을 잃는다
일렁이는 고단한 신음은 사랑이 되지 못해
눈꽃처럼 세상에 날린다.

강물이 강물을 이어 흘러 드는 아련한 그리움
달음질하며 차 오르는 그리움의 나무 눈을 뜨면
화들짝 날아 오르는 아지랑이 햇살 무늬
하나의 그리움은 서성서성 만개를 기다린다.

 

*Y-Club*

 

 

 

 

출처 : 양재클럽(Y-Club)
글쓴이 : 카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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