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

담박영정(淡泊寧靜)

똥하 2011. 3. 25. 06:47

담박영정(淡泊寧靜)

 

言語의 騷音에 치여 하루가 떠내려간다. 머금는 것 없이 토해내기 바쁘다. 쉴 새 없이 떠든다.

無責任한 言語가 亂舞한다. 虛妄한 사람들은 뜬금없는 소리에 그만 솔깃해져서 ‘그러면 그렇지’ 한다. 風聞이 眞實로 刻印되는 것은 한 瞬間이다. 그 곁에서 會心의 미소를 흘리며 利益을 챙긴다.

입이 열 개로도 할 말 없을 짓을 하고 나서 제가 외려 憤하고 抑鬱하다고 抗辯한다. 이런 말은 너무 疲困하다. 그 말에 우르르 몰려다니며 희희덕거리는 行態는 너무 가볍다. 都大體 沈黙의 힘을 잊은 지 오래다. 예산 秋史 古宅 기둥에는 朱子의

'半日靜坐, 半日讀書)'가 秋史의 글씨로 걸려 있다.

(하루의 절반은 고요히 앉아 마음을 기르고, 나머지 절반은 책을 읽는다.)

이런 太古的 韻致야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마음먹기 따라 靜坐의 時間을 늘릴 수는 있을 것이다. 淸나라 朱錫綬는 "幽夢續影"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요히 앉아보지 않고는 바쁨이 정신을 얼마나 빨리 소모시키는지 알지 못한다. 이리저리 불려 다녀 보지 않으면 한가로움이 정신을 얼마나 참되게 길러주는지 알지 못한다. (不靜坐, 不知忙之耗神者速;不泛應, 不知閑之養神者眞)"

내성(內省)의 沈潛 없이 허둥지둥 바쁘기만 하면 靈魂의 軸臺가 그 서슬에 주저앉는다. 自身과 맞對面 하는 時間을 늘려나가야 바깥의 競爭力도 强化된다.諸葛孔明은 아들에게 이런 訓戒를 남겼다.

"君子의 行實은 고요함으로 몸을 닦고, 儉素함으로 德을 기른다. 淡泊함이 아니고는 뜻을 밝게 할 수가 없고, 고요함이 아니면 먼데까지 이르지 못한다.

(夫君子之行,靜以修身,儉以養德. 非淡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

自身을 끊임없이 비우고 헹궈내는 淡泊과 內面으로 沈潛하는 寧靜의 時間이 絶對的으로 必要하다.

제 뜻이 환해지면(明志), 그제야 먼데까지 갈 힘이 생긴다(致遠). 머금지 않고 쏘아대니 世上이 시끄럽다. 비울 줄 모르고 욕심 사납게 먹어댄 결과 消化不良에 걸린다.

제 虛物을 감추려고 남을 덥석 문다. 제 不足을 숨기자니 虛風이 는다. 바람 드는 北窓 아래서 無絃琴을 어루만지던 陶淵明의 그 沈黙과 靜坐의 時間이 그립다.

[정민의 世說新語] 98 조선일보 2011.03.25

'처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핸드폰 주의  (0) 2011.08.05
인생의 30가지 진실  (0) 2011.06.27
부처님은 우리의 미래를 아실까  (0) 2010.11.15
억만장자의 6가지 검소한 습관  (0) 2010.10.11
삼푸를 쓰지마라  (0) 2010.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