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 일체현상의 생기소멸(生起消滅)의 법칙을 연기라고 한다.
그 간단한 형태는 “이것이 있으면 그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면 그것이 생긴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고, 이것이 멸하면 저것도 멸한다”는 등으로 표현된다.
이같이 중생이 생사 ·유전(流轉)의 고통을 받는 경우의 연기를 유전연기, 수행하여 해탈로 향하는 연기를 환멸(還滅)연기라고 한다. 원시불교 이래의 사제설(四諦說:네 가지 근본진리)도 일종의 연기설로서 고(苦) ·집(集)의 2제는 유전연기, 멸(滅) ·도(道)의 2제는 환멸연기를 나타낸다. 연기설의 일반적 형태는 무명(無明) ·행(行) ·식(識) ·명색(名色) ·육입(六入) ·촉(觸) ·수(受) ·애(愛) ·취(取) ·유(有) ·생(生) ·노사(老死)의 12종이 순차적으로 발생 ·소멸하는 것을 나타내는 십이연기이다.
《아함경(阿含經)》에서 연기를 보는 자는 법(法:진리)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고 한 말이나, 연기를 보는 자는 불(佛)을 본다고 설(說)한 것과 같이 연기는 법과 동일한 것으로 불교의 중심사상이 된다.
따라서 연기에 관하여 원시불교 이래 대승 ·소승 불교에서 여러 가지 이론이 제시되었다. 업감(業感)연기 ·아뢰야식(阿賴耶識)연기 ·진여(眞如)연기 ·여래장(如來藏)연기 ·
법계(法界)연기 등이 그것이다.
부파불교(部派佛敎)에서는 업설(業說)이 부가되어 십이연기의 12지(支)를,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三世)에 걸쳐 있다고 생각하여 삼세양중인과(三世兩重因果)로 설명하였다. 이는 시간적인 생기(生起)를 중심으로 연기설을 해석한 것이다.
이러한 해석을 타파한 것이 대승불교운동인데, 특히 그 최초에 등장한 《반야경(般若經)》류는 일체개공(一切皆空)을 주장하였다. 이는 인도의 승려 용수(龍樹)에 의해 연기와 밀접히 관련지어져 ‘연기 → 무자성(無自性) → 공(空)’의 해석이 확립되었다.
즉 일체는 다른 것에 인연하여 현상계에 존재하는 것으로서 상호의존하고 있는 상인 상대(相因相待)의 관계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각각은 자성을 갖고 있는 존재의 실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空)의 사상이다.
중기 대승불교의 하나에 일체의 현상을 마음의 활동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는 유식설(唯識說)이 있는데,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성유식론(成唯識論)》 등에서는 외계의 일체 현상은 말나식(末那識)의 활동과 이 말나식을 내포하고 있는 아뢰야식에 내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 또 하나가 모든 중생 속에는 깨달음의 가능성, 즉 여래의 인자가 있다고 하는 여래장(如來藏) 사상이다.
여기에서는 본래의 청정한 마음[自性淸淨心]을 둘러싼 외계의 번뇌[客塵煩惱]에 의해 생사에 유전하는 연기를 설명하고 있다.
여래장 사상은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등의 진여연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화엄경》 법계연기는, 모든 연기를 이상세계로서의 법계의 전개라고 보고 일체의 사물은 일즉다 다즉일(一卽多多卽一)의 중중무진(重重無盡)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를 연기무애문(緣起無門)이라고도 한다.
12연기는 미혹한 세계의 인과관계를 설명한 것이다. 12지 연기 또는 12인연이라고도 한다. 그 12의 지분은, 무명(無明) ·행(行) ·식(識) ·명색(名色) ·육처(六處) ·촉(觸) ·수(受) ·애(愛) ·취(取) ·유(有) ·생(生) ·노사(老死) 등이다.
① ‘무명’은 미혹의 근본으로서의 무지로, 사제(四諦)와 연기 등의 올바른 세계관 ·인생관을 모르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고뇌와 불행이 일어나는 근본원인은 올바른 세계관 ·인생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② ‘행’은 형성력으로서의 행위, 행위의 집적(集積)이다. 사고행위(意行), 언어행위(語行), 신체적 행위(身行) 등의 모든 행위는 그 행위 후에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 축적 ·보존되어 인격의 내용이 된다. 행은 무지로부터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윤회(輪廻)의 원인으로서의 업(業)을 가리킨다.
③ ‘식’은 인식판단의 의식작용임과 동시에 인식판단의 주체이다. 감각작용으로서의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의 5식과 의식(意識)을 가리키는데, 의식은 6식을 주체적으로 보는 것으로, 식체(識體)라고도 한다.
④ ‘명색’과 ⑤ ‘육처’는 앞의 ‘식’과 밀접한 상호의존 관계에 있다.
‘식’은 식체 즉, 인식판단의 주체이며, ‘명색’은 이 ‘식’의 대상으로서 인식된 물질(色)과 정신(名)이다. 명색은 6식의 대상으로서의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법(法)의 6경(六境)이다.
이 6 경을 인식판단하기 위한 능력이 있는 기관이 ‘육처’인데, 이것은 안근(시각기관 또는 그 능력) ·이근(청각기관) ·비근(후각기관) ·설근(미각기관) ·신근(촉각기관) ·의근(사유기관)을 말한다. 이와 같은 ‘식’,‘명색’,‘육처’의 관계를 도식하면 위와 같다. ⑥ 일반적으로 ‘촉’은 근 ·경 ·식의 셋이 접촉하는 것이다. 즉 3자의 화합이 ‘촉’이다. ⑦ ‘수’는 근 ·경 ·식의 3자가 화합하여 생긴 고락(苦樂) 등의 감수작용(感受作用)이다. ‘수’에는 고수(苦受) ·낙수(樂受) ·불고불락수의 3수가 있는데, 이것을 다시 육체적 ·정신적인 두 방면으로 나누어 우(憂) ·희(喜) ·고(苦) ·락(樂) ·사(捨)의 5수로 나누기도 한다.
이 3수와 5수와의 관계를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⑧ ‘애’는 갈애(渴愛), 즉 맹목적인 사랑을 말한다. ⑨ ‘취’는 취착(取着)의 뜻이다. 즉 싫어하는 것을 버리고, 좋아하는 것을 취하는 취사선택의 행동이다. ⑩ ‘유’는 취착적 행위가 계속되고 선악업이 축적되어 잠재력으로 자리잡은 것을 말한다.
우리의 현존재는 과거의 행위경험이 축적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현존재가 ‘유’이므로 현존재로서의 인격이 기본이 되어 우리의 미래를 규정하게 된다. ⑪ ‘생’은 내세의 생이라 할 수도 있으며, 시시각각으로 변화하여 새롭게 나타나는 모습을 생이라 할 수도 있다. ⑫ ‘노사’란, 인간은 태어나면 반드시 늙고 죽게 마련인데, 이러한 자연적인 사실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노사와 관련된 고통을 가리킨다. 즉 이 노사는 모든 인간고의 총칭이기도 하다. 이상과 같이 미혹의 현실세계가 무엇에 기초하여 성립되어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이 유전문(流轉門)의 연기, 순관(順觀)의 십이연기이다.
유전 연기의 일반적인 형식은 “무명(無明)에 연(緣)하여 행(行)이 있으며…”이다. 이것은 곧 “무명이 멸하기 때문에 행이 멸하며…”로 표현될 수 있는데, 이같은 형식이 환멸문(還滅門)의 연기, 역관(逆觀)의 십이연기이다. 원시불교에서는 그 어느 것에 속하는가 하는 확정설은 없다. 그러나 부파불교 시대가 되면 십이연기는 과거세에서 현재세, 다시 미래세에 이르는 삼세(三世)에 걸친 인과관계로 설명되어 이른바 삼세 양중인과(兩重因果)로서의 연기설이 십이연기의 유일한 해석으로 간주되었다.
이것에 의하면 십이연기 중 ‘무명’과 ‘행’은 과거세에 속하는 것이며, 이 둘이 원인이 되어 그 결과로서 현재세에 ‘식 ·명색 ·육처 ·촉 ·수’의 5지(支)가 나타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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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어의 pratītya-samutpāda의 번역어로 '말미암아 일어난다'라는 뜻이다. 석가는 이 '연기'(緣紀)의 이치를 깨달아 부처가 되었다고 한다. 즉 모든 현상은 무수한 원인나 조건이 상호 연관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그들은 독립 자존의 것도, 저절로 발생하는 것도 아니며, 또 창조신(神)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인연'에 의하여 성립한 현상은 '인연'이 없어지면 소멸한다. 그 어느 것도 이 도리(道理)에서 벗어나는 것은 없다고 한다. 원시 경전에는 여러 형식의 연기설이 있지만 그들에게는 공통적인 경향이 인정된다. 그것은 우리의 생존이 노(老)ㆍ병(病)ㆍ사(死) 등의 고뇌로 번민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왜 이러한 고뇌가 나타나는가를 탐구하며, 나아가 우리의 생존의 근저에 존재하는 인생의 진실상(眞實相)에 관한 무명(無明, avidyā)을 발견하고, 그 고뇌의 근본 조건인 무명을 멸하는 것에 의해, 고뇌도 소멸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 여러 형식의 연기설 가운데에서 가장 완성된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12연기설이다. 그것은 1)무명(無明), 2)행(行 : 形成力), 3)식(識 : 識別作用), 4)명색(名色 : 명칭과 형태), 5)육입(六入 : 6개의 영역), 6)촉(觸 : 접촉), 7)수(受 : 感受), 8)애(愛 : 妄執), 9)취(取 : 집착), 10)유(有 : 생존 일반), 11)생(生), 12)노사(老死)의 12개의 항목이 각각 순서에 따라, 바로 전향을 기초로 하는 관계를 서술한 것이다. 결국 '무명이 있기 때문에 노사가 있다'(順觀)고도 할 수 있고, '무명이 없다면 노사도 없다'(逆觀)고도 할 수 있다. 아비달마(阿毘達磨 : 불교 성전의 經ㆍ律ㆍ論 중 論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 소승) 불교에서는 12연기를 3세(三世)에 걸친 이중의 연기로서 실재론적으로 해석하였지만, 대승에 이르면 '공'(空) 사상에 의해 연기가 이해되고 모든 것은 '공'(空), '무자성'(無自性)이기 때문에 연기가 성립하는 것으로 되었다. 후세에 발달한 연기설에는 아라야식 연기설, 여래장(如來藏) 연기설, 법계(法界) 연기설, 육대(六大) 연기설 등이 있다
--------------------------------------------------------------------------------------------- 제1강 / 12연기
깨달음의 내용(존재론)이자, 깨달음의 방법(인식론)
<미래> - 현재의 8가지가 계속되는 것. 老死 : 괴로움. 生 : 새로운 행동의 시작. 싹이 틈. <현재> 有 : 습관이 남아 있는 것. 씨앗. 전 행동의 결과물이자 다음 행동을 일으키는 원동력. 현재의 결과이자 미래의 씨앗. 取 : 의지, 말, 행동(行) 愛 : 하고 싶다/하기 싫다는 애착. 受 : 외부와의 접촉에서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느낌. feeling. 觸 : 명색과 육입의 만남. 六入 : 인식하는 6가지 감각기관(六根) 名色 : 대상의 형상과 용도. 인식하는 바깥세계. 인식대상(六境) 識 : 현재 가지고 있는 습관. 업식(씨앗). 과거의 결과이자 현재의 씨앗. <과거> 行 : 애, 취, 의지 작용. 습관이 있어서 한다/한 이유는 습관이다, 이 과정을 끝없이 반복하다 보면, 처음엔 습이 없을 때 시작했음을 안다. 無明 : 습관이 전혀 없을 때 근본 원인. 무지. 전도몽상. 인간 苦의 궁극적 원인. 어리석음.
12연기의 설명은 명색에서 출발하여 위로 올라가야 이해가 쉽다.
저절로 일어나는 순간적 반응, 즉 <수>는 막을 수 없으나 따라가지는 않을 수 있다. 자기 감정을 따라가지 않고, 업에 끌려가지 않고 <취>에서 멈추는 것이 계율을 지키는 것이다. 과거의 과보가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미래의 인연은 짓지 않는다. 더 이상 하지 않으면 적어도 새로 지은 것에 따르는 과보는 없다. 생노사를 받지 않으려면 <취>에서 멈춰야 <유>가 이어지지 않아 열매가 없다.
계율이란 하고 싶더라도 옳지 않으면 하지 않고, 하기 싫더라도 옳으면 해야 하는 것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행하고, 행하지 말아야 할 일은 행하지 않는다. 계율을 지키면 업에 덜 끌려가며 업장을 소멸할 수 있어, 점점 자유로워진다.
과거의 과보는 기꺼이 받아야 하며, <수: 마음. feeling>를 잘 관찰해 놓아버려야 한다. 그것이 '싹' 일어날 때,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놓아버려야 한다.
계정혜 업식에 따라 사는 노예의 삶이 아니라, 주인이 되는 삶. -----------------------------------------------------------------------------
십이인연
모든 중생들이 불성을 망각하고 현실의 고통바다에서 헤매는 원인과 그 결과를 열두가지 단계로 나타낸 것을 십이인연법이라 합니다. 십이인연법은 십이연기라고도 하며 만상은 실체가 없고 서로 인연따라 일어나고 의지하는 관계라 하는 사실을 설명해 줍니다.
1.무명(無明) 어리석음의 근원인 무지를 의미합니다. 어리석고 진리를 알지 못해서 사물의 도리를 옳게 판단하지 못하는「한 생각(一念)」 이 번뇌와 악업을 힘입어 고과를 낳게 합니다. 그러므로 무명은 번뇌의 근본이며 악업의 시초요, 중생을 만 드는 원인입니다.
2.행(行) 무명이 일으킨 작용을 말합니다. 무명이 작용하여 식을 일으켜 몸과 입과 뜻의 탐진치, 만의(慢疑)등 삼독심 내 지는 오독심을 의미합니다.
3.식(識) 행의 결과로 얻어진 분별을 의미합니다. 현재의 몸을 조직하는 중심체이며 성격을 형성하는 모체가 됩니다.
4.명색(名色)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말하는데 색수상 행식의 오온 가운데 수상행식의 무형체를 명이라 하고, 지수 화풍의 유형체를 색이라 합니다.
5.육입(六入) 탁태된 후 눈, 귀, 코, 혀, 몸 뜻이 외계와 접 촉하는 여섯 곳이기에 육입이라고 합니다.
6.촉(觸) 정신적인 감지의 단계를 의미합니다. 근(根)과 진(塵 ) 과 식(識)을 화합시키는 작용을 말합니다. 출생후 2∼3세 까지의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는 등 외부의 경계에 접촉하는 촉각을 말합니다.
7.수(受) 고통을 피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단계를 말합니다. 외계로부터 받아들이는 고와 락의 감각을 말합니다.
8.애(愛) 탐욕의 마음으로 즐거움을 구하는 단계로 이해득실의 욕망, 모든 것을 욕구하여 만족을 얻고자 하는 본능적 욕심 특히 재생의 애착을 갖게 함을 말합니다.
9.취(取) 집착의 단계를 말합니다. 자기의 사랑하는 바를 놓 치지 않으려는 아집을 뜻합니다.
10.유(有) 존재성을 얻는 것. 즉, 애(愛)·취(取)로 말미암아 미래의 결과를 있게 하기 때문에 유라합니다.
11.생(生) 은 애·취·유 등에 의해 혹업을 지어 일으켜 다음 세 상에 출생하는 찰나를 말합니다.
12노사생(老死生) 과 노사(老死)가 서로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어 잇달아 생겨나는 죽음을 말합니다. 다시 받은 몸이 병들어 죽는 것을 일컬으며 생받는 자의 필연적인 결과를 의미합니다. 이같이 생명은 갖가지 인(因)이 쌓여 끊임없이 돌고 돌아 끊일 날이 없습니다. 무명을 인연으로 해 삼계육도(三界六途)를 이같은 열둘의 단계로 재현하며 끊임없이 윤회하는 것을 십 이인연의 인과라 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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