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香

계초심힉인문(3)

똥하 2010. 12. 30. 06:47

만약 큰 스님이 법좌에 올라 설법을 하는 것을 보면, 그 설법에 너무 어려워 포기하려는 생각을 하거나 굴복하여 물러나려는 마음이나 늘 듣던 것이라며 새로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나 혹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내는 것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마땅히 마음을 비워 들으면 반드시 깨달을 때가 있을 것이다. 말을 배우는 사람을 따라서 입 갖춤만 해서는 안 된다. “뱀은 물을 먹고 독을 만들고 소는 물을 먹고 젖을 만든다.”고 하였으니, 지혜로운 이의 배움은 보리를 이루지만 어리석은 이의 배움은 생사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것이다.

若遇宗師陞座說法 切不得於法作懸崖想 生退屈心或作慣聞想生容易心

(약우종사승좌설법) (절부득어법작현애상) (생퇴굴심혹작관문상생용이심)

當須虛懷聞之 必有機發之時 不得隨學語者 但取口辦 所謂蛇飮水成毒

(당수허회문지) (필유기발지시) (부득수학어자) (단취구판) (소위사음수성독)

牛飮水成乳 智學成菩提 愚學成生死 是也

(우음수성유) (지학성보리)(우학성생사) (시야)

 

* 懸崖想 - 도저히 모르겠다고 포기하려는 생각 * 退屈心 - 굴복하여 물러나려는 생각

* 慣聞想 - 늘 듣던 것이라는 생각, 즉 새로울 것이 없다는 생각

* 容易心 - 별 것 아니라는 생각

* 不得隨學語者 - 법회에 참가하는 것은 말을 배우기 위함이 아니다.

* 四依法 - 依法不依人, 依智不依識, 依意不依語, 依了義不依不了義(능엄경)

 

뜻(義)에 의지하고 말(語)에 의지하지 말것이며,

지혜에 의지하고 식(識)에 의지하지 않을것이며,

대승(大乘)에 의지하고 소승에 의지하지 말것이며,

법(法)에 의지하고 사람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또 법을 주관하는 사람에게 경솔한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하니, 그로 인해 도에 장애가 생겨 닦아나갈 수 없을 것이니 지극히 삼가야 한다. 논에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밤에 길을 가는데 죄인이 횃불을 잡아 길을 밝히는 일을 담당하였다. 만약 사람이 악하다고 하여 그 빛을 거부한다면 구덩이에 빠지고 참호에 떨어질 것이다.”

又不得於主法人生輕薄想 因之於道有障 不能進修

切須愼之 論云如人夜行罪人執炬當路 若以人惡故

不受光明 墮坑落塹去矣

(우부득어주법인생경박상) (인지어도유장) (불능진수) (절수신지)

(논운여인야행) (죄인집거당로) (약이인악고) (불수광명) (타갱락참거의)

 

 

* 輕薄想 - 가볍고 경솔한 생각, 법사가 나이가 적거나 지위가 낮으면 처음부터 법사를 우습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불법을 공부함에 아만심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아주 큰 장애라고 할 수 있다. 不恥下問이라는 말이 있듯이 모르면 아랫사람에게도 묻는 것이 공부하는 사람의 바른 자세이다. 한유의 師說에 보면 “도가 있는 곳이 스승이 있는 곳이다(道之所存 師之所存也)”라는 말이 있으니 참으로 옳은 말이다.

설법을 들을 때는 얇은 얼음을 밟는 것 같이하여 반드시 귀와 눈을 기울여 현묘한 소리를 듣고 마음의 티끌을 깨끗이 하여 깊은 이치를 감상하여야 한다. 법문이 끝난 뒤에는 조용히 앉아 관(觀)한다. 의심되는 바가 있으면 선각(先覺)에게 묻되 저녁에는 고민하고 아침에는 물어 머리카락만큼도 허술함이 없도록 한다. 이와 같이 하면 바른 믿음이 생기니 도를 품을 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리라.

聞法之次 如履薄氷 必須側耳目而聽玄音 肅情塵而賞幽致 下堂後 黙坐觀之 如有所疑 博問先覺 夕惕朝詢 不濫絲髮 如是乃可能生正信 以道爲懷者歟

(문법지차)(여리박빙)(필수측이목이청현음)(숙정진이상유치)(하당후)(묵좌관지)(여유소의)(박문선각)(석척조순)(불람사발)(여시내가능생정신)(이도위회자여)

* 如有所疑 - 잘 몰라서 의문이 생기는 것

* 以道爲懷者歟 - 도를 품은 자. 도를 추구하는 마음이 마음을 가득 채움

 

시작도 없는 때부터 익힌 애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마음 자리에 얽히고 설켜 잠복해 있다가 하루걸러 나타나는 학질처럼 다시 일어나니, 어느 때든지 방편과 지혜의 힘을 쓰서 힘껏 막고 보호해야 할 것이어늘, 어찌 한가롭게 근거 없는 이야기로 보내 헛되이 시간을 허비하여, 마음을 깨닫기를 바라 나갈 길을 구할 것인가?

無始習熟 愛欲恚癡 纏綿意地 暫伏還起如隔日瘧 一切時中直須用加行方便智慧之力 痛自遮護 豈可閒謾 遊談無根 虛喪天日 欲翼心宗而求出路哉

(무시습숙)(애욕에치)(전면의지)(잠복환기)(여격일학)(일체시중)(직수용가행방편지혜지력)(통자차호)(기가한만) (유담무근) (허상천일)(욕익심종이구출로재)

* 隔日瘧 - 학질은 그 증세가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 痛 - 힘껏

* 欲翼心宗 - 翼은 바라다. 心宗은 마음의 종지, 구경처, 깨달음.

* 求出路哉 - 번뇌로 가득한 이 세계를 벗어남. 윤회를 벗어남. 번뇌를 떨쳐버림.

 

다만 뜻과 절개를 단단히 하여 자신을 꾸짖어 게으르지 않게 하며, 잘못을 알면 선으로 고치며, 뉘우치고 고쳐 마음을 부드럽게 길들일지어다. 부지런히 닦으면 관(觀)하는 힘이 깊어지고 연마하면 수행문이 더욱 청정해질 것이다. 길이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일으키면 도 닦는 일은 항상 새롭고, 경사스럽고 다행하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면 마치도록 물러서지 않는다. 이와 같이 오래도록 하면 선정과 지혜가 두루 밝아 자신의 심성을 보며, 허깨비 같은 자비와 지혜를 써 도리켜 중생들을 제도하여 사람과 하늘의 큰 복밭을 일구리니 간절히 힘쓸지어다.

但堅志節 責躬匪懈 知非遷善 改悔調柔 勤修而觀力轉深 鍊磨而行門益淨 長起難遭之想 道業恒新 常懷慶幸之心 終不退轉 如是久久 自然定慧圓明 見自心性 用如幻悲智 還度衆生 作人天大福田 切須勉之

(단견지절)(책궁비해)(지비천선)(개회조유)(근수이관력전심)(연마이행문익정)(장기난조지상)(도업항신)(상회경행지심)(종불퇴전)(여시구구)(자연정혜원명)(견자심성)(용여환비지)(환도중생)(작인천대복전)(절수면지)

* 長起難遭之想 - 부처님 법이 행해지고 있는 곳에 태어나기도 어렵고, 부처님 법이 행해지는 곳에 태어나도 부처님 법을 듣기가 어렵고, 부처님 법을 들어도 수행을 하려는 생각을 내기가 어렵다.

* 用如幻悲智 - 자비와 지혜를 어찌 허깨비 같다고 하는가? 이 모두 본바탕에서 일어난 것으로 고정불변의 실체는 아니다. 또한 중생이 있고 번뇌가 있어 자비와 지혜가 필요한 것이며 방편이다. 그 본바탕에는 이러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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