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연기(十二緣起)

십이연기(十二緣起)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때 부처님께서는

슈라바스티의 제타숲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인연법(因緣法)을 설명하리니 잘 기억하고 그 행을 닦아 익혀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분부를 받았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인연법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1. 무명을 연하여 결합이 있고,

2. 결합을 연하여 식별이 있으며,

3. 식별을 연하여 이름과 색이 있고,

4. 이름과 색을 연하여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이 있으며,

5.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을 연하여 부딪침이 있고,

6. 부딪침을 연하여 느낌이 있으며,

7. 느낌을 연하여 갈애가 있고,

8. 갈애를 연하여 취함이 있으며,

9. 취함을 연하여 존재가 있고,

10. 존재를 연하여 남(生)이 있으며,

11. 남(生)을 연하여 헤아릴 수 없는

12. 늙음, 앓음, 죽음과 근심,고통, 번민이 있다.

  이리하여 다섯가지 근간의 몸을 이루었느니라.

1. 무명[無明]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괴로움을 모르고 그 집기와 그 멸함과 그 멸하는 길을 모르는 것이니

이것을 무명이라 한다.

2. 결합[行]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결합에는 세 가지가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이른바 몸의 행, 입의 행, 의지의 행이니 이것을 결합이라 하느니라.

3. 식별[識]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여섯 가지 식별이니,

여섯 가지란 이른바 눈, 귀, 코, 혀, 몸, 의지의 식별이다. 이것을 식별이라 한다.

4. 이름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네 가지 색이 없는 근간이니,

즉 느낌의 근간, 생각, 결합, 식별의 근간이니, 이것을 이름이라 한다.

색[色]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사대와 사대로 이루어진 몸이니,

이것을 색이라 하며 이름은 각각 다르므로 이름과 색이라 하느니라.

5.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處]이란 무엇인가.

주관적인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니,

이것은 이른바 눈, 귀, 코, 혀, 몸, 의지의 감각기관이다.

이것을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라 한다.

6. 부딪침[觸]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여섯 가지 부딪침 몸이다.

여섯 가지 부딪침이란 즉 눈, 귀, 코, 혀, 몸, 의지의 부딪침이니

이것을 부딪침이라 하느니라.

7. 느낌[受]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세 가지 느낌이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즉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니

이것을 느낌이라 한다.

8. 갈애[愛]란 무엇인가.

이른바 세 가지 갈애 몸이 그것이니,

애욕의 갈애, 존재의 갈애, 존재 없음의 갈애이니라.

9. 취함[取]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네 가지 취함이 그것이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즉 탐욕의 취함, 소견의 취함, 계율의 취함, '나'의 취함이다.

이것을 네 가지 취함이라 한다.

10. 존재[有]란 무엇인가.

이른바 세 가지 존재이니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애욕의 존재, 색의 존재, 색이 없는 존재이니 이것을 존재라 한다.

11. 남[生]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남이란 어느 집의 태에 들어 갖가지 존재를 받아

다섯 근간을 얻고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을 받는 것이니 이것을 남이라 하느니라.

12. (1) 늙음[老]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중생들의 몸에서 이가 빠지고

머리털이 세며 기력이 쇠하고 감관이 무르녹으며,

수명이 날로 줄어들어 본래의 정신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늙음이라 한다.

  (2) 죽음[死]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중생들이 받은 몸의 온기가 없어지면서 덧없고 변하여

다섯 친척이 각기 흩어지며 다섯 근간의 몸을 버리고 목숨이 끊어지는 것이니,

이것을 죽음이라 한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라.

그러므로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라 하느니라.

이것이 인연법으로서 그 이치를 자세히 설명한 것이다.

모든 부처 여래가 큰 자비를 일으켜 베풀어야 할 일을 나는 이제 마쳤다.

너희들은 나무 밑이나 한 데서나 혹은 무덤 사이에서 이것을 생각하고

좌선을 하면서 두려워하거나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

지금 부지런히 힘쓰지 않으면 후회하여도 소용이 없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출처 : 증일아함경 제48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