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明의 카리스마를 바람결에 흩날리며 꽃비가 됩니다.
속절없이 따뜻해지면서 곧 여름이 되어버릴 것만 같습니다.
이 봄이 떠나기 전에 "봄과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봄꽃으로 내려 앉습니다.
봄꽃이 내어 주는 단꿀을 찾아
마음속 깊은 곳으로 내려 가며 春似人(=봄같은 사람)을 생각해 봅니다.
그는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게다.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고 불평하기 전에
우선 그 안에 해야 할 바를 최선의 성실로 수행하는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롭히며 나아가는 사람이다.
- 이해인의《봄과 같은 사람》에서 -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에 종사하는 여비서 102명을 대상으로 비서가 바라본 CEO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57.8%에 해당하는 비서들이
"인간적인 스타일의 CEO"를 선호한다고 밝혀 1위에 올랐습니다.
인간적인 스타일은 언제나 누운 풀처럼 겸손하며 긍정적인 사람입니다.
인간적인 스타일의 CEO는 아마도 <봄과 같은 사람>입니다.
이어 배려심 많은 CEO(35.3%), 열정있는 CEO(30.4%),
경영능력 있는 CEO(29.4%), 카리스마있는 CEO(12.7%)순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배려심이 많고 열정적인 사람" 또한 春似人(춘사인)입니다.
반면, 스트레스를 주는 CEO 1위에는
"감정에 치우치는 다혈질CEO(55,9%)가 차지 했으며
다음으로 "말만 하면 다 되는 줄 아는 막무가내CEO(53.9%),
일중독CEO(39.3%)순이었다고 전합니다.
감정에 치우치는 다혈질CEO는 결코 봄과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경계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일이라도 원칙만을 강조하고 자신의 주장을 굽힐 줄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의 性情은 매우 까칠하고 부정적이며 남을 믿지를 못합니다.
자신의 뜻대로 안되거나 일이 안풀리면 화부터 낼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 이웃엔 관심이 없고 항상 경쟁에 이기려고 안달이 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을 어찌 함께 할 수 있는 <봄과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능력보다는 태도가 더 중요한 디지털 정보화 시대는 결국 사람이 중심입니다.
<봄과 같은 사람>만이 미래가 있으며 그 자체가 경쟁력이 갖춘 것입니다.
後漢書에 水至淸卽無魚(수지청즉무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후한 시대 유명한 지략가이자 정치가인 班超(반초)의 이야기가 출처입니다.
直譯하면 "물이 맑으면 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를 다시 意譯해 본다면
"성격이 너무 오밀조밀하면서도 깐깐하고 다혈질이면 사람의 인심을 얻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너무 결백하면 남이 가까이 하지 않음을 비유하는 말이며
무릇 사람을 대할 때는 대범하면서도 넉넉하고 여유롭게 대해야 된다는 권면의 警句입니다.
후한 초 반초의 부친 반표는 史家로써 이름이 나 있었고
그의 형 반고는 漢書의 저술로 유명하였습니다.
이렇듯 학문하는 집안인 반씨 가문의 반초는 모든 면에서 남 달랐습니다.
반초는 머리보다는 따뜻한 가슴과 높은 꿈을 지닌 외유내강의 큰 인물이었습니다.
호시탐탐 열공하며 세월을 기다리다가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明帝 永平17년, 假司馬의 관리로 부임하여
오랑캐들이 날뛰는 서역을 평정한 뒤, 서역도호부 도호(총독: 지금의 도지사)로 임명되었습니다.
침략과 약탈이 그치지 않던 서역은 반초가 다스리는 30년동안 평온하였으며
서역의 50여 크고 작은 변방국가들은 모두 漢을 두려워 하기에 이르렀고
각국의 제후들은 그들의 아들을 서울 낙양에 보내 복종을 맹세하기도 하였습니다.
선정을 베풀었던 반초는 노년에 서역도호직을 사직하고 귀국하자
후임 도호로 임명된 임상(任尙)이라는 사람이 부임 인사차 찾아 가서 이런 질문을 하였다.
"서역을 그렇게 잘 다스렸는데, 유의할 점과 그 방법을 좀 가르쳐 주십시오"
반초가 대답하였다.
"보아하니, 그대는 의심이 많고 성격이 유연하지 못하며 너무 엄격하고 조급한 것 같구려
원래 물이 너무 맑으면 큰 고기는 숨을 곳이 없어 살지 못하는(水至淸卽無大魚)법이오
그와 마찬가지로 정치도 너무 엄하고 성급하다거나 유연하지 못하면 안됩니다.
크게 보고 크게 처리하며 대범하면서도 간편하게 다스려야 좋은 것이오"
임상은 반초의 말이 도덕적 설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그의 충고를 무시하였다.
결국 그는 급하고 엄한 성격으로 깐깐하고 가혹한 정치를 했기 때문에
그가 부임한 5년만에 서역은 다시 혼란에 빠졌고 평화를 잃고 말았습니다.
동방삭의 文集과 孔子家語에도 유사한 警句가 나옵니다.
水至淸卽無魚(수지청즉무어) .人至察卽無徒(인지찰즉무도)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지 못하고, 사람이 너무 따지고 살피면 따르는 자가 없다.
-出處 後漢書 班超傳-
인간적인 CEO형인 반초는 <봄과 같은 사람>이라면
감정에 치우치는 다혈질의 임상은 겨울과 봄사이를 침략하는 꽃샘추위같은 사람입니다.
똑똑하나 급하고 까칠한 임상은 민들레 홀씨같이 가벼운 사람입니다.
남에 말이나 주장을 귀기울이지 않고
자기 주장만하는 임상은 그물에 갇힌 고기처럼 옹색한 사람입니다.
임상은 30년이상 태평성대를 누렸던 서역의 평화를 잃고도
반초가 전임자로써 제대로 조언하지 않은 탓이라 반박하기도 하였습니다.
임상은 봄같지 않은 사람이라기보다는 비겁하고 불행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증거가 아니라 전직대통령으로써의 자존과 진실을 알고 싶은데
부정한 돈을 받고도 집사람이 한 일이라서 나는 모른다는 바보 000은 임상과 같은 사람입니다.
도덕적 비난은 감수하겠지만 법적 책임은 없다고 주장하는 000씨는 봄과 같지 않은 사람입니다.
봄과 같지 않은 사람은 오래 만나고 싶지 않는 사람입니다.
집사람과 관계되는 일이 계속 부끄럽고 민망스럽고 구차스럽다고 하면서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과 방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여우 꼬리같은 다짐과
결과적으로 자신의 집사람을 매도하고 폄하하는
비겁하고 무참한 전직대통령의 애드리브(ad lib)를 들어야 하는 봄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허기사 한 여성의 남편에 대해 따따부따하고 있는 저또한 봄같지 않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런지 봄꽃이 만개하는 이 좋은 계절에
정치적으로 물론 개인적으로도 <봄과 같은 사람>이 너무 그립습니다.
불황의 그늘에서 힘든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지금은 봄과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진주는 보석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조개라는 숨은 배경이 필요하듯이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春似人>이 배경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네 인생길, 가는 길만 있지 되돌아 오는 길은 없습니다.
되돌아 갈 수 없는 인생길에 <봄과 같은 사람>을 만나 함께 걸어 갈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사는 재미이며 행복한 동행이 될 것입니다.
白髮을 다시 검게 물들인다해도 한번 지난 인생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봄과 같은 사람>이 곁에 있다면
몸이 늙는다해도 마음은 청춘으로 평생을 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미새가 있어야 어린 새들이 날개짓을 배울 수 있듯이
봄과 같은 사람이 곁에 있어야 아름다운 인생길을 똑바로 걸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내가 먼저 봄과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만
여름으로 내달리는 봄날이 안타까운 오늘은
급히 春似人을 만나기 위하여 노트북을 덮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출사표님의 어떤 편지 제23호 春似人[봄과 같은 사람]>
'처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될때까지, 할때까지, 이룰때까지 (0) | 2009.06.10 |
---|---|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하라 * (0) | 2009.06.04 |
물같은 삶 (0) | 2009.05.19 |
[스크랩] 퇴계 후손의 장수 비결, 활인심방(活人心方) 건강법 (0) | 2009.04.22 |
[스크랩] 워렌버핏 회장의 부자되는 비결 18계명(보내온 글) (0) | 2009.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