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그대에게로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 양재건

똥하 2010. 12. 23. 05:37

 

 

그대에게로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 양재건

 

 

가슴이 만든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대를 만날 수 있을까
서로 타인이었을 땐
마주하는 눈빛 낯설어도
덤덤히 그대를 바라볼 수 있었건만
그댄 이미 내 가슴에
꺼지지 않는 불이 되어 머문다
그댄 어디에 있는가
나 이제 그대와 한판의 전쟁을 하고자 한다      
북과 꽹과리 소리도 붉은 깃발도
나팔소리도 돌격의 함성도 필요 없다
그러니 그대 염려할 필요 전혀 없다
몰래 그대 진영에 단신으로 숨어들어
포로가 되거나 그대의 밥이라도 되어 줄 테니
아무쪼록 그대 내 심장에 비수를 꽂아다오
그렇게 그대 앞에 무릎 꿇고 쓰러져
어느 들판에 새롭게 꽃피울
민들레 홀씨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그댄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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