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있는 시

[스크랩] 해 지는 들길에서 / 김용택

똥하 2009. 10. 14. 20:06



          해 지는 들길에서


          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그늘도 묻히면
          길가의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의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송이로 서고 싶어요


          詩. 김 용 택


출처 : 내 그리움이 너를 부를 때
글쓴이 : 은수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