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3년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
석가모니 부처님은
룸비니 동산의 무우수 나무 아래서 탄생하셨다.
태어나자마자
동서남북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난 뒤,
두 손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키면서
사자후를 외쳤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모든 생명 존귀하다.
세계의 고통받는 중생들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이 외침은 장차 고톷에 빠져 허덕이고 있는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선언,
즉 고통의 바다에서 헤매고 있는
눈먼 중생들을 위하여
걸림 없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부처님의 이러한 선언은
태자의 신분을 버리고
6년간의 고행 끝에
부다가야의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후
녹야원에서 처음으로
다섯 비구를 상대로 법을 설함으로서 시작하였고,
이후 45년 동안 인도 전역을 다니면서
중생들을 올바른 삶의 방향으로 인도하셨다.
부처라는 말은
산스크리트 어 '붓다'(buddha)를 따서 만들었으며,
깨달은 사람을 뜻한다.
깨달음이란 단순한 개념이나 관념이 아니며,
부처님이 체험을 통하여 증득한 것이다.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 주신
그 가르침 또한 배워서 알아야 하는 지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오로지 그 가르침을 믿고,
그에 따라 실천 수행해야 한다.
깊고 참된 진리를 깨달은 이는
마침내 생사의 괴로움이 완전히 없어진,
불교 최고의 이상인 '열반'을 성취한다.
부처님은 모든 이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고통 속에 허덕이는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이 사바세계로 내려 오셨다.
그 분이 나신 곳은
호화찬란한 궁궐이 아니라
길가의 동산 위다.
길에서 나서 길에서 살다 가신
우리 스승의 탄생은
그 자체가 중생에 대한
끝없는 연민과 사랑의 표현인 것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2천만 불자들은
부처님의 탄생을 경배하는 것은 물론
'참 나'를 찾겠다는 분발심을 내고
부처님의 중생구제 원력을 세워
실천하도록 해야 하겠다.
중생의 병의 종류에 맞춰
약을 주셨던 부처님과 같이
우리 불자들은 이 시대의 중생의 고통에 맞게
처방을 해 주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우리 사회가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고는 하나,
빈부격차와 가치관의 혼돈,
그리고 분단이라는 명제를
아직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종교적 갈등과 이념적 대립으로
고귀한 생명이 죽어가고 있는 현실 또한
우리 불자들이
이 시대에 처방해야 할 과제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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